Z세대와의 공존,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피할 수 없다면 부딪쳐라!

by 이정석

지금까지 해온 이야기들을 정리하자면, 결국은 기성세대와 Z세대가 서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돌아보면 기성세대들이 고치고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만 가득한 듯 보인다. Z세대에게 기성세대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주고자 했던 부분도 있긴 하지만, 비중상 기성세대에게 전하는 당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여전히 기업이라는 조직의 구성원은 M세대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제 Z세대는 막 첫 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그런데 이들은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이전까지의 신세대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직의 원리에 수긍하고, 기성세대들에게 교육받으며 조직에 맞는 사람으로 사회화됐다. 하지만 Z세대는 이런 방식으로 적응시킬 수 없는 세대다. 그들이 그 동안 성장해온 배경이 그렇고, 지금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그렇다. 늘 신세대는 있어왔지만, 그 동안의 신세대는 변화의 흐름 안에 있었다면, Z세대는 그 변화의 결과나 다름없다. 이전까지는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면서 같이 적응해갈 수 있었지만, Z세대의 등장은 그런 변화의 유예기간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수평적 기업문화가 중요하다, 기존과는 다른 선진적인 조직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인 10여년 정도에 불과해 보인다. 여전히 상명하복, 연공서열을 당연히 여기는 곳들도 있고, 사람들도 있다. 일을 가르치는 것보다 조직의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Z세대와 공존을 위해서는 그런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회사뿐 아니라, 선배인 기성세대들도 자연스럽게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 문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뜯어 고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출생률은 줄어들고, 그만큼 앞으로 노동인구의 감소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런데 심지어 새로 유입되는 세대들은 자신들이 다니고 싶은 직장이 아니면 굳이 참고 버티지 않는다. 그들이 실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든 아니든 이미 인재 모시기 전쟁은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나 높은 연봉과 뛰어난 복지, 완성도 높은 시스템으로 무장한 대기업이 아니라면, 힘들게 Z세대 직원을 구해 봐야 회사의 중추로 성장하기 전에 빠져나가기 십상이다. 이전 직장에서 Z세대가 사회 진출하기 전부터 이미 그런 흐름을 목격하기도 했다.


Z세대라고 해서 모두가 현재 기성세대들이 못마땅하게 보는 성향과 특징을 갖고 있지는 않다. 링크드인을 하다 보면 20대 젊은 직장인들 중에도 내가 실제로 경험한 어떤 선배들보다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사람들이 정말 많다. 뉴스 기사나 커뮤니티 등에서도 자신들을 편견의 눈으로 보는 것 같아 불편하다는 Z세대의 목소리가 자주 들려온다. 다른 Z세대들도 혀를 내두를 일부 비상식적인 행태를 그들 모두의 문제인 것처럼 치부하는 게 거북한 것이다.


하지만 내 경험상 Z세대, 혹은 어린 M세대의 대부분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생각과 사고방식이 일종의 경향처럼 묻어난다. 그렇다고 그들이 외계인은 아니다. 서로 충분히 대화를 하고,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듣다 보면 충분히 이해하고 어떻게 같이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다.


사실 나 역시 Z세대들과의 공존이 어렵게 느껴진다. 일종의 불편감이다. 기존의 방식을 고치고,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필요 이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많은 수고를 들여 소통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들은 잠시 흘러가는 세대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세대의 시작점이며, 10년 안에 우리 사회의 중심을 차지할 사람들이다.


이미 Z세대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무의미하다. 지금은 있는 그대로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다. 한편으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부분도 있다. 그 동안 불합리한줄 알면서도 계속해서 미뤄왔던, 쉬쉬해왔던 기성세대의 병폐들을 해소하며 보다 발전적인 조직문화, 공동체의 방향성을 잡아갈 수 있는 기회로도 볼 수 있다.


공존은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선배에게는 선배로서의 역할이 있다. 올바른 선배로서 잘못된 부분은 바꿔가고,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며 타협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기성세대와 Z세대의 공존은 어쩌면 서로에 대한 적응이 아니라, 기존 질서의 재구성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지 모른다. 어떤 가치와 원칙을 지키고 버릴 것인지, 그리고 버려진 자리는 어떤 새로운 가치와 원칙으로 채워 나갈지 서로 합의하고 재건해 나가는 것이다.


세대와 세대가 서로를 혐오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그 대신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기업은 기존의 가치와 앞으로의 가치를 균형 있게 포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 그것이 앞으로 남은 시간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출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어지는 글들에서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어떤 관점과 태도로 직장 생활을 하고, 또 기업은 어떤 노력으로 이들의 공존을 뒷받침할 것인지 고민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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