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보호구역

by 이정석

시골집에 가면 늦은밤
맨발에 쓰레빠를 신고
마당 귀퉁이에 숨어
오줌을 눈다

수천대의
어머니들이 일군
터전을 잃고
변두리
고립된 인간의 땅으로 밀려난
아메리카의 그들처럼

지표를 지배하던
대지의 어머니는
편의와 효율의 이름으로
인간의 발 닿지 않는
소멸의 영역에 고립되었다

하늘이 젖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던 기우제도
끝내 지키지 못한
그들의 몫까지
나는 울음대신
의식과도 같이
울컥 오줌을 쏟아낸다

자식의 오물마저
작은 웅덩이를 맺어 받아 안는,
어머니의 버거운 눈물이
발등에 점점이 부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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