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날레(시즌3)를 향해 더욱 단단해진 세계관과 메시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

by 이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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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에서 최후의 승자로 456억 원의 상금을 받은 기훈. 그러나 딸을 만나러 공항을 가던 중 지하철 딱지남을 재회하게 되면서 그는 다시 일상을 벗어난다.


게임에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 유일하게 진실을 알고 있는 자신이 비윤리적이고 잔혹한 게임을 멈춰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그들을 막기 위해 2년이나 자신의 채권자였던 사채업자 김 사장의 도움을 받아가며 지하철 딱지남을 찾아나선 기훈.


마침내 김 사장과 그의 오른팔 최 이사는 딱지남을 찾는데 성공하지만, 기훈이 도착하기 전 그와 대적하다 잡히게 되고 김 사장은 죽음을 맞게 된다. 그리고 겨우 딱지남과 마주하게 된 기훈은 게임에서 승리하며 프론트맨에게 접근할 기회를 얻게 되고, 기훈과 최 이사, 프론트맨의 동생이자 경찰인 준호는 합심하여 프론트맨의 뒤를 밟기로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알고 있던 프론트맨은 유유히 그들을 따돌리고, 프론트맨 설득에 실패한 기훈은 다시 한 번 자신을 게임에 참여시켜줄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2년만에 다시 게임에 참여하게 된 기훈, 그리고 기훈을 구하고 게임을 막기 위해 무장병력과 함께 비밀의 섬을 찾아 나서는 준호와 최 이사. 과연 그들은 그 잔혹한 게임을 멈출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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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6일, 역사상 전 세계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드라마로 꼽히는 ‘오징어 게임’이 드디어 시즌 2로 돌아왔다.


2024년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만큼 반응은 뜨겁다. 사상 처음으로 공개 후 하루 만에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전 세계 93개국에서 동시 1위를 달성했으며, 넷플릭스 역대 첫 주 최다 시청 수도 돌파했다. 하지만 평가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전작에 비해 재미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상당하다.


사실 이 부분은 이미 시즌 공개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징어 게임만의 신선하고 충격적인 세계관과 스토리 진행 방식은 이미 사람들에게 익숙해졌고, 재미를 위해서는 이를 뒤집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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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이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은 단조롭고 답답해졌다. 개연성이 떨어져 보이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히 ‘나빠졌다’라고만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시즌 3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즌 2는 해당 시즌만의 역할이 있고,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충분히 그 가치를 다했다고 생각된다.



정해진 룰과 시스템, 그 안에서 빚어지는 가치의 충돌


시즌 2의 역할은 명확하다. 이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정립하는 것이다.


시즌 1은 작품을 선보이고 대중에게 평가받는 기회였다. 당연히 재미적 요소를 우선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시즌 2는 전작의 성공으로 이미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실상 평가와 상관없이 그 대부분의 사람들이 챙겨볼 것이 당연해질 만큼 중요하고 유명한 작품이 됐다. 이제 작가가이자 감독인 황동혁 감독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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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드라마의 메시지는 무엇이며, 시즌 2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을까?


오징어 게임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선택’에 대한 드라마다. 이는 딱지맨의 등장부터 게임이 준비되고 진행되는 모든 순간마다 반복되는 요소다.


그런데 그 선택이 온전한 개인의 선택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게임 주최 측이 준비한 절대 깰 수 없는 룰과 시스템이 있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제한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현실 세계에서 딱지남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듯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그 진실을 마주하기 전 최면, 혹은 착각을 심어주는 장치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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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본적인 속성을 시즌 2는 매우 과감하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시즌 2는 매 게임이 시작되기 전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진행할지, 유지할지 결정해야 한다.


당연히 기훈은 게임을 중단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다 그와 같지 않다.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내 이득을 취하려는 자, 지금이라도 남은 이들이 모두 함께 살아남길 바라는 자, 그렇게 참가자들은 패가 나뉘게 된다.


현대 사회는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지 오래됐다. 공급량과 수요량이 명확하게 일치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쟁은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넘치는 공급을 수요와 연결 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되고, 수요를 차지한 이들은 많은 부를 획득한다. 경쟁자의 낙오가 부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오징어 게임은 이러한 현대 사회의 전형적인 경제 구조를 반영한다. 게임 진행 여부를 결정짓는 투표는 그 구조 안에서 사람들이 갖게 되는 두 가지 큰 가치관을 보여주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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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으로 기회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자와 경쟁을 완화하고 공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자. 조금 더 맥락을 확장하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성장과 분배, 경쟁과 공유, 구조의 유지와 진보 등 다양한 이 사회의 가치 충돌이 이 안에 담겨 있다.


주최 측은 이 게임이 공정하며, 투표는 민주적임을 강조한다. 게임의 승패는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진지한 실력과 상관없이 결정되며, 투표는 철저히 개인 선택에 따른다. 하지만 그 선택은 주최 측이 만들어 놓은 세계, 즉 룰과 시스템 안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며, 주최 측이 내민 더 큰 기회를 얻기 위해 상당수가 그 룰을 추종하며 시스템을 공고히 한다.


기훈이 다시 한번 게임에 뛰어들기에 앞서 딱지남과 러시안룰렛을 하던 장면은 이런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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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남은 자신이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훈에게 목숨을 건 게임을 제안하고, 기훈 또한 게임을 피하면서 딱지남을 죽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게임에 임한다.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지만, 여기에는 시스템, 또는 그 시스템을 좌우하는 사람들의 시각이 깔려 있다.


사람들의 목숨을 건 게임은 주최 측에게는 유희일 뿐이며, 사람들은 그 유희의 도구일 뿐이다. 게임의 룰을 손에 쥐었다는 것은 세계를 장악했음을 의미하며, 딱지남은 그 세계의 부역자로서 권위를 게임을 통해 구현한다. 언뜻 보면 개인의 오만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이 세계의 본질적인 속성이다.


가면을 쓴 병정들이 희생자들을 일부러 숨을 붙여놓고 장기밀매를 해서 뒷돈을 챙기는 장면은 역으로 시스템의 힘을 빌려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 관리자, 혹은 부역자의 실리적인 권한을 보여준다.



과연 공고한 시스템은 무너질 수 있을까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이들이 현재 국내 정치 상황을 빗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드라마 속 투표를 두고 겪는 두 가치관의 충돌은 극한으로 치닫는 여야 간 대립, 정치 지향점에 따라 분열된 국민, 실리 중심의 가치와 사회 정의적 가치의 갈등 등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정치적 갈등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심지어 모두가 밑에 내려와 있는 순간에도 늘 가장 높은 침대에 홀로 앉아 있는 무당의 등장은 현 정치 시국에 대한 풍자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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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드라마의 메시지를 그렇게 시대적으로, 환경적으로 제한된 방식으로만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미 이 드라마는 세계가 함께 즐기는 작품이며, 비유라는 방식은 엄밀히 말하면 얼마든지 더 다양한 상황으로 확장될 수 있는 추상성을 갖기 때문이다.


결국 오징어 게임의 세계는 룰, 시스템을 지배하거나 부역하는 자, 그 안에서 타인의 희생을 밟고 이득을 쌓으려는 자, 희생을 최소화하며 시스템에서 탈출하려는 자로 구축된다.


그러나 룰과 시스템이 갖춰 놓은 치밀한 갈등의 늪에서 결국 탈출하려는 자들을 발목이 잡힌다. 이는 권력적인 시스템 안에서 무력한 개인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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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은 끝내 시스템의 파괴를 시도한다. 이는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세계관을 연상케 하는데, 드라마에서도 매트릭스의 빨간약과 파란약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메시지의 연관성을 인정한다.


이들이 시스템의 파괴를 시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룰과 시스템에 놀아나는 제한적인 선택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진정한 선택을 하기 위함이다.


시즌 2에서 그 시도는 결국 무위에 그친다. 오히려 기훈은 그 시도로 그곳에서 재회한 죽마고우 정배를 잃고 만다. 시즌 3는 이 상황을 이어받아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즌 2 이후 10~20년이 지난 시점을 다룬다고 한다.


이를 보면 시즌 2에서 진행된 게임은 결국 반란이 실패한 상태로 끝나고, 훗날을 준비하거나 우연한 사건으로 다시 각성한 사람들이 다시 한번 이 게임을 막기 위해 나서는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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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가상의 세계관을 빗대어 이 사회의 근본적인 체계와 인간의 숙명을 그려내는 거대한 우화라 할만하다.


그 체계와 숙명이란 어쩌면 판타지에서나 가능한, 우리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무엇인지도 모른다, 혹은 그럴 이유도 없거나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자칫 지워질지 모르는 개인의 가치, 인간 존엄과 자유 의지의 의미를 끊임없이 되새기는 시도만으로도 예술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징어 게임은 어떤 방식으로 메시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놓을지 시즌 3가 더욱 궁금해진다.



* 이미지 출처: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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