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선량하고 성실하게
공정하고 반듯하게
잘하면 잘한다고
못 하면 못 하니까
산 것도 죽은 것도
이도 저도 아닌 것이
앞서지도 뒤서지도
옴짝달싹 못 할 것을
버리지도 못하고
품지도 못하는
나는 오늘도
치열하게 싸운다.
버리면 될 것을
버리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발버둥을 쳐 본다.
매일은 아니라도
종종 또 어떤 날
타자에 의해서 벌어지는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인생의 과제들이 있습니다.
제 딴엔 선량하고 성실하게
공정하고 반듯하게 애를 써 보지만
잘하면 잘해서 못 하면
못 해서 욕먹는 일들
아무리 결과가 좋아 신이나도
누군가는 상처받을 때도 있습니다.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을수록
옴짝달싹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무력감과 우울감에
그것을 버리고 싶지만
버려야 할 것 같지만
차마 버릴 수도 없습니다.
그저 그런 마음을
시로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