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퀘퀘한 숨소리
분주한 스마트폰
눈꺼풀이 닫힌다
출근길 지옥철
들썩들썩
두리번두리번
가방을 들었다 놨다
거북목의 그 남자
내가 사람 잘 못 봤다.
희망이라도 주지말지.
오늘은 엄마밴드 연습날
아침부터 서둘러 지하철을 탔습니다.
한 시간 거리라면 앉아서 졸든
책을 보든 음악을 듣든
나름 즐길 수 있는 시간인데요.
아쉽게도 출근시간입니다.
제가 은근 '사람을 잘 보는 편'인데
오늘은 사람을 잘 못 봤습니다.
왼쪽도 오른쪽도 그 건너 사람도
두 번은 족히 바뀌는 동안
제가 선택한 그 사람은
내내 궁둥이만 들썩이며 안 내리고
하마터면 저 내릴 때 인사할 뻔
사람 잘 본다고 자신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