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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꽃 Jun 07. 2024

사람 잘 못 봤다


사람 잘 못 봤다


바람꽃



퀘퀘한 숨소리

분주한 스마트폰

눈꺼풀이 닫힌다

출근길 지옥철

들썩들썩

두리번두리번

가방을 들었다 놨다

거북목의 그 남자

내가 사람 잘 못 봤다.

희망이라도 주지말지.




오늘은 엄마밴드 연습날

아침부터 서둘러 지하철을 탔습니다.

한 시간 거리라면 앉아서 졸든

책을 보든 음악을 듣든

나름 즐길 수 있는 시간인데요.

아쉽게도 출근시간입니다.

제가 은근 '사람을 잘 보는 편'인데

오늘은 사람을 잘 못 봤습니다.

왼쪽도 오른쪽도 그 건너 사람도

두 번은 족히 바뀌는 동안

제가 선택한 그 사람은

내내 궁둥이만 들썩이며 안 내리고

하마터면 저 내릴 때 인사할 뻔

사람 잘 본다고 자신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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