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 진심을 담아라

by 바람결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들은 관계를 메마르게 한다.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 빈말을 관성적으로 주고받을 때가 많다. '다음에 밥 한 번 먹자' '먼저 연락할게' 같은 기약 없는 약속들. 겉으로는 '괜찮아, 아니야' 하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마음을 품는 이중성. 특히 연말이면 연례행사처럼 지인들과 텅 빈 안부를 나누곤 한다.


물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섞여있다는 건 알고 있다. '편하신 대로 하세요'같은, 다른 이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싶지 않은, 내가 신경 쓰이지 않았으면 하는 사려 깊은 태도는 분명 어느 정도 따듯한 온정을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결국 소통의 본질은 진정성이다. 의사소통이란 서로의 진실된 의도를 주고받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의도의 파악을 어렵게 하는 수식이나 가식만큼 무의미한 것은 없다. 배려가 가치 있는 순간은 '상대를 우선하는 진심'이 전달될 때뿐이다. 형식은 배려를 닮았으나 결과적으로 다른 의도를 숨기고 있다면, 그것을 과연 진정한 배려라 부를 수 있을까.


이미 대화는 그 자체로 불완전하다. 우리의 대화가 온전히 진심을 전달하고 있을까. 오히려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동안의 경험 탓에 상대의 의도를 곡해하기 쉽고, 때로는 진심을 전하고 싶어도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길을 잃기도 한다. 그러니 더욱 진정성을 놓치지 말자. 세상에 휘날려 의미 없이 사라지지 않도록, 진실이라는 무게감을 잘 실어 보내야 한다.


말에 진심을 담자. 서로 간의 주파수를 흐리는 텅 빈 말들을 줄이고, 우리의 의도가 길을 잃지 않도록 진심이라는 이정표를 세우자. 서로가 서로에게 영원히 타자일 수밖에 없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은 정직해지는 것뿐이다. 관계를 살리는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투박한 속에 깃든 단단한 진실의 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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