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톡이 업데이트되면서, 다시금 친구의 생일이 표시되기 시작했다. 마침 아는 지인의 생일이었기에,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간소하게나마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과정은 정말 간단했다. 위시리스트를 살펴보고 하나를 정하고, 가격대별로 나뉘어 있는 선물 추천란에서 적당한 하나를 골라 결제했다. 일련의 과정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요즘은 참 선물이 설레지가 않는다. 선물을 줘도, 선물을 받아도 감흥이 없다. 분명 어렸을 적에는 생일 같은 특별한 날에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으면 그렇게 기뻤었는데, 언제부턴가 선물을 주는 것이 어딘가 형식적인, 공허한 행위가 되어버렸다. 그럴싸하게 포장된 텅 빈 마음만을, 우리는 주고받고 있다.
선물은 진심을 전달하는 매개체다. 단순히 그것이 가지고 있는 효용이 아니라, 선물해 준 사람의 마음을 느끼게 해 주기에 가치가 있다. 우리는 책, 장신구, 목도리가 정말 필요했기에 기뻐하지 않았다. 책을 준 사람은 내가 더 지혜로워지길 바랐을 것이고, 장신구를 준 사람은 내가 더 아름다워지길 바랐을 것이고, 목도리를 준 사람은 내가 더 온기를 느끼길 바랐을 것이기에 기뻐했었다. 분명 선물에는, 애정 어린 진심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선물의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면서, 진심은 사라졌다. 이제 선물은 그 속에 담긴 진심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반대로 선물의 가격이 얼마인지에 따라 우리는 그 사람의 진심을 평가한다. 책은 17,000원, 목도리는 10,000원, 장신구는 79,000원. 돈은 지혜롭기를, 아름다워지기를, 온기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을 숫자로 치환하여 비교할 수 있게 만들어버린다. 비교는 진심을 폄하하는 가장 강력한 행위이자, 관계를 지치게 만드는 원인이다. 끝이 없는 줄세우기와 이에 기반한 더 많은 것의 요구는 개인에게 심각한 피로감을 준다. 그렇게 선물은, 내용물을 상실했다.
다행히 선물이 공허해졌다고 해서, 우리가 진심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우리는 정말 애정 어린 사람들에게는 진심이 담긴 선물을 하려 노력한다. 돈이라는 강력한 베일이 눈을 가려도, 적어도 가장 친밀한 사이에서만큼은 진심을 보기 위해 눈을 부릅뜬다. 결국 인간의 본질은, 관계의 진실됨을 요구한다. 그러니 선물을 숫자로 보지 말자. 선물을 준 사람의 마음을 찾기 위해, 선물에 마음을 담기 위해 노력하자. 이제는 돈의 무가치함을 깨달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