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_ 청년과 사랑에 관하여

[21세기 청년의 생존 보고서]

by 바람꽃 우동준

오늘도 이토록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아 작성하는 그 11번째 보고서입니다.

저는 지금 브런치북을 통해 청년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소감과 하루하루의 느낌을 허심탄회한 말투로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 열한 번째 시간으로 청년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상황 보고


사랑.

너무 늦게 나온 주제이지요?

청년과 ‘사랑’


giphy.gif 사랑. LOVE.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지금....



love.jpg


모두 사랑하고 계신가요?




[사랑을 하다]

20살이 된 이후로,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너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냐는'.


19살과 20살의 차이가 무엇인지, 고등학교를 다닐 땐 꺼내서도 안될 것 같던 사랑이란 단어가,

스물이 되니 자연스러운 단어가 되어버리더군요.


음식도 먹어본 놈이 잘 먹고,

사랑도 해 본 놈이 잘 하는 법.

그래서인지....

저는 사랑을 잘 모르겠네요...

giphy (1).gif 아니 뭐 해봤어야 알지.


지금의 제 모습을 보면 참 차갑고, 무덤덤하고,

무반응에, 표정도 재미없는 그런 남자이지만,

한 때 제게도 사랑에 따라 움직이던 그런 애기애기한 시절이 있었답니다.


네.

그때가 바로 언제고 하니

바야흐로 제가 4살 무렵 일 때의 일입니다.

(정말 제가 애기애기하던 4살 무렵)


제가 4살 때 어머니가 제 동생을 임신하셨어요.

당시 어머니는 입덧을 심하게 하셨었고, 아버지 없이 홀로 그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셨죠.

그런 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제가 어머니 옆에 탁 붙어 앉아 어머니가 입덧을 하시면 세숫대야를 탁 가져다 대고, 이후 그걸 들고 쪼르르 화장실에 가 다시 깨끗이 씻어 어머니 옆에서

탁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요.


저는 사실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아직도 가끔

어머니는 그때를 기억하시며 말씀하신답니다.


48542_12810_932.jpg ‘그땐 말이다.. 너가 참.. 귀여웠는데 말이지....’


네.

아마도 어릴 때의 전, 누구로부터 사랑을 배우지 않았어도, 사랑이란 걸 이미 알고 있었나 봐요.



[사랑에 다치다]

각자가 정의하는 사랑이 모두 다르듯이,

각자가 행동하는 사랑도 모두 다릅니다.


저는 조금씩 커가며 사랑은 ‘주는 것’이라 정의했고, 그래서 그렇게 행동하려 했어요.


오늘 하루를,

나의 감정을,

어느 땐 나의 기분도 주려했고,

그리고 심지어는 미래도 주려했어요.


‘맞춰간다’는 말의 뜻을 잘 알지 못했고, 그래서 그만큼 온전히 나를 지키지도,

상대방에게 부담 없이 주지도 못하는, 그런 시절을 보냈습니다.


사랑은 준다는 것이라 여겼기에, 내게 줄 것이 없으면-

사랑을 못한다고도 생각했고요.


그리고 물론 이 생각은

아직까지도 제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것이 아마 –제가 아직까지도 사랑이 너무나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 인 것 같네요.



[사랑을 배우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배운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론 연인과의 사랑을 통해,

사랑의 다른 경험도 같이 배워간다고 여겨지죠.


그래서 어느 땐, 사랑도 또 하나의 학문처럼, 또 하나의 기술처럼

그렇게 우린 사랑마저도 배우려 하는 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53c79cfecd90b.jpg 심리는 완존 심플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그 사람의 마음에 드는 것도 정말 어렵기만 한 일이죠.


그래서 우린 사랑의 다양한 사례를 연구하고, 사랑과 연애의 멘토의 영상을 시청합니다.

그들이 제공한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상황별 매트릭스를 공부하고 또 연습하는 거죠.


우린 그렇게 사랑을 공부하며,

정작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은 보지 않은 채

사랑만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순간 정작 배워야 할 건, 사랑이 아닌 내 앞에 있는 바로 이 사람인데 말이죠.





Ⓑ 시


오늘은 특별히 제가 좋아하는 시 한 구절을 가져왔습니다.


"기회" _ 조희선



콩깍지 떨어지니


사랑할 만한 사람은 없고


사랑해야 할 사람만 남았는데




이제 어쩌실 텐가?









Ⓒ작가 보고


너무 많은 걸 담으려 한 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청년과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이란 주제를 두고,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하나는 "사랑을 배우려고 해서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닐까"란 생각과

다른 하나는 "사랑을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내 사람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차라리 배우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겠어요.


배우려 하기에 볼 수 없는 것들도 분명 많을 테니까요.


참 어려운 주제였습니다. 사랑.


진행하던 다른 일들을 마무리해야 했기에, 이제야 글을 씁니다.

생존 보고서는 10월 31일까지 총 20회의 보고서와 에필로그로 그 마무리를 할 예정입니다.


늦지 않게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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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여러분, 우리의 제1명제는 살아남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우리 함께 살아남읍시다.


*다음 글 예고

청년과 끝에 관하여


ps) 감사새에게 감사와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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