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이 내 주위를 맴도는 것으로 기록됐지만 아니다. 밤마다 검은 불로 살라 먹은 수억만 개 별들로 육천 도가 넘는 에너지를 뿌리며 내가 당신 주변을 맴도는 것이다》
세계를 만든 신이 나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걸 뒤늦게야 느꼈다. 이어 신은 고개를 돌린 내게 물었다. "너는 어딜 맴돌고 있니, 누구 곁을 맴돌며 뜨거운 에너지를 나눌 것이니."
받았다는 고백은 나누겠다는 약속을. 덜어진 부담은 얹겠단 책임을 향해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주변을 맴돌아야 한다. 내 회전의 궤도가 세상과 너무 어긋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아침이다.
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중 <태양은 노른자가 되고 싶다>의 글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