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술》의 글귀걸이

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by 바람꽃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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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이 엉켜 붙어도 화대는 넉넉히 받을 것이라 했다. 지구에서 가장 빼어난 꽃이 되기 위해 탈진한 햇빛과 더러운 공기와 저속한 물을 마시며 모든 어휘를 꽃밭에 집중시켰다. 요기의 화환이 되려고 온종일 입술을 나불거렸다.》-



얼마나 많을지 쉬이 가늠하기 어렵다. 숨겨진 폭력. 숨을 쉬지 못했을 공포. 숨 쉬는 것도 괴로웠다는 고백.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쳐야 할 지. 고개를 숙여 시선의 부담을 하나라도 줄여야 할 지. 어렵고 또 조심스럽다.


세상을 만들었다 자부하는 근육들로. 세상을 부수고 감추려 한 그대들을 어찌 잊겠냐만은. 지금은 용기의 고백에 내 모든 집중을 모아보려 한다.


감정을 채묻지 못한 단어 하나하나에, 미처 숨기지 못한 언어와 언어의 공백 사이에. 너무도 깊은 아픔이 서려있다. 그녀의 계절은 너무도 아득했다.



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중 <화술>의 글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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