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한쪽이 다른 한쪽을 위해 스스로 깨져주는 계란의 법칙. 꽃과 꽃 사이, 나비와 나비 사이, 풀과 풀 사이》
모두가 약한 존재이지만 그 안에서도 기꺼이 부서짐을 향하는 존재가 있다. 마치 난 부서지기 위해 지금껏 존재했다는 것 처럼. 스스로 깨어지는 그 뒷모습에서 망설임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고맙고 고마웠다. 깨진 틈새의 비릿한 내음. 나는 그 잔혹한 현장을 잊지 않기로 했다.
오와 열을 맞춘 세상이 내 전부라 할지라도. 비록 나는 스스로를 비워내지 못하더라도. 나를 이 회색의 계란판까지 오게 한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다.
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중 <계란의 법칙>의 글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