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_ MY STORY 바람꽃에 관하여

[21세기 청년의 마지막 생존 보고서]

by 바람꽃 우동준

오늘로서 마지막 생존 보고서를 남깁니다.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아 작성하는 그 마지막 보고서.


저는 지금 브런치북을 통해 청년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소감과

하루하루의 느낌을 허심탄회한 말투로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으로 그동안 보고서를 이어왔던,

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이니 만큼

조금 특별하게 해보겠습니다.


giphy (7).gif 예아



Ⓐ 바람꽃

저에 관한 이야기에 앞서

보고서를 시작하게 된 배경부터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배경


저는 몇 년간 청년으로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습니다.


제가 청년이라 불리는 시기를

조금 더 계획적으로 보내고 싶었고,

명확한 주제를 정해 헌신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렇게 시작했던 것이

지난 2013년 1월이었고

어느덧 햇수로 3년째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 쉬지 않고 해오고 있긴 한데 말이죠.


giphy (8).gif 쉬지않고 달려왔던 바람꽃



올해 너무나 많은 것들을 보았고, 느꼈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어요.


머릿속에서 둥둥 부유물처럼 떠다니던 생각들을

늦지 않게 정리하고 싶었고,

그중 가장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생존’을 주제로 해서

글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 손에서 노트북을 놓지 않고, 한 글자씩 쳐가다 보니

이렇게 20화까지 왔고 지금은

머릿속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네요.


많이 상쾌해졌어요.

꽤 좋습니다.

sticker sticker



2. 생존이 선택지 중 하나였던 과거


제겐 생존이 삶의 선택지 중 하나였던 순간이 있습니다.

마치 동전을 더 넣을지 묻는 게임의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죠.


tumblr_ll84qsxZEI1qfdig2o1_500.gif 계속 진행하시겠습니까? (Y/N)


그때를 되짚어보면

역설적이게도

버티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더 쉽게 끊어졌던 것 같아요.


지키겠다는, 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그 마음이...

너무 컸던 거죠.


긴장해서 몸에 힘이 들어가면,

더 쉽게 다치는 것처럼

행복하게 만들겠단 마음이 너무 컸기에

슬픈 그 날의 하루하루를

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요.


저는 꽤나 진지하게 마지막을 준비했었고,

그때부터 삶의 많은 것들을 정리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친구관계, 사회관계. 나의 과거와 나의 미래를.


줄 수 있는 건 주고,

사과할게 있으면 먼저 가서 사과를 했어요.


내일을 버리며,

행복하게 만들겠다 다짐했던 나와 모두의 미래도

모조리 버렸습니다.


이제 나의 모든 걸 다 버렸다- 마지막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

그렇게 생각한 바로 그때,


너무나 어이없게도 전,

그 순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벼움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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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허무했어요.


세상은 전과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

그냥 내가 모든 힘을 뺐을 뿐인데.

일순간에 모든 것이 가벼워져 버렸어요.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는 또 모르겠지만요.


그래요. 그냥 그랬던 것 같아요.

세상과는 별개로

그냥 제가 스스로의 상황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누구도 부여하지 않았던 책임감을 나홀로 지고,

세상이 다 내 것 인마냥

그 사람들의 행복이 다 짐인마냥 다 짊어지려 했던 거죠.


온전한 나만의 생각으로요.


그걸 알게 된 게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채 몇 년이 되지 않았어요.


그 후로 전 이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결 가벼워진

삶과 함께 말이죠.



3. 지금


저는 또래와 조금 다른 선택을 했고, 이제 제가 하는 모든 것은

저의 생존과 직결이 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매 순간 신중해야 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하죠.


저는 매년 12월이면 다음해를 준비해는 주제문구를 정합니다.


2011년부터 시작한 저만의 작업은

이제 5년째가 되었는데요.


2011년 '감사와 정화의 해'에서 시작된 슬로건은

2015년 '놓아버림과 붙잡음의 해'로 이어졌습니다.


이제 놓아버림과 붙잡음의 해도 지나가고

곧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합니다.


좋은 한 해였습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보고 느꼈습니다.


많은 것을 붙잡으려 노력했던 한 해고

또 많은 것을 놓아주고 놓아버리려 노력했던 한 해였습니다.


그리고 이만

2015년도 곧 놓아주도록 하겠습니다.



Ⓑ 바람꽃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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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람이 될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큰 바람을 불러올 뽀얀 기운을 만들어가는,

그런 사람이 되려 노력하겠습니다.



Ⓒ 다짐


23년후.jpg


24년후.jpg


저는 살아있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것입니다.


브런치 매거진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민망해서 페이스북에도 안올리고

여기저기 홍보도 안 했는데

그래도 욕심이 하나 있다면

이 매거진이 돌림일기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아무나 매거진에 들어와

내가 여기 살아있다고, 나도 너처럼 힘들지만 잘 살아남았다고

외쳐주셨으면 좋겠네요.


이따금씩 들어와보겠습니다.

그런 글이 있다면

왠지 제게도 큰 힘이 될 것 같네요.


이제 마지막입니다!


“어찌됐든 여러분, 우리의 제1명제는 살아남는 것입니다.”

몇 분이나 읽으신지는 모르겠지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어디 한번 잘 살아남아 봅시다.


여러분들의 생존에 건투를 빕니다.




*에필로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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