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순결한 그 젊은이는 자기가 꿈꾸어온 좋은 삶도 그 가치를 저버리고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에 그 재능은 일종의 의무가 된다. 그는 떨면서 그 의무를 이행하기 시작한다. 서정주가 그렇게 시인이 되었고 김수영이 그렇게 시인이 되었다》
난 서정주의 자화상이 좋다. 하지만 윤동주의 자화상만큼은 아니다. 난 김수영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를 좋아한다. 하지만 한용운의 반비례만큼은 아니다.
내게 있어 시는 생의 선택으로 마감된다. 아름다운 시구의 감성은 흑백의 세상에서 오색의 세상으로 이어질 때에야. 아름다움 운율 그 극치에 이른다. 시인의 삶과 시인의 글이 하나의 아름다운 운율을 이룰 때 그 앞에 고개를 숙이고 외우고 또 외우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글을 쓰고 글을 읊는 사람들의 의무다. 그것이 순수함을 잃지 않을 방도다. 그것이 시인이 되어가는 삶이다.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30만 원으로 사는 사람>의 글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