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대학생이 되려면》의 글귀걸이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에서

by 바람꽃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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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과거의 상처는 너무 악착스럽고, 미래에의 걱정은 갈수록 두터워질 뿐이다. 그래서 현재는 그만큼 줄어들고 눈앞의 삶을 깊이 있게 누리는 것이 용서되지 않는다.》



더버빌가의 테스. 좋은 책이다. 비극의 끝을 향해 달리는 주인공의 복수가 묘한 희열을 주는 고전. 세상이 나를 극단으로 몰아가는 기분. 테스는 그 위에서 고고함을 잃지 않는다.


소설이 주는 기쁨을 뒤늦게 알아간다. 삶의 고민을 담은 고전을 지금에야 꺼내 작가의 삶을 몰래 엿보기도 한다. 우린 시간을 흔히 과거와 현재, 미래로 나눈다지만 이는 지극히 소설적인 개념이리라. 우리 각자에겐 오직 과거밖에 없으리라.


현재는 허락된 과거이고 미래는 아직 허락되지 않은 과거일 뿐. 질서있게 흐르는 단계와 흐름따윈 없다는 것을 외친다. 날 형성하는 건 그 무엇도 아닌 나의 지난 선택들이란 거. 충실하게 쌓아온 과거의 것들이 그와 결이 맞는 오늘을 나의 과거로 당긴다.


그러니 너무 걱정할 것 없다. 살아온 것과 같은 모습으로 우린 살아질 것이다.



황현산 단편집 《밤이 선생이다》 중 《김연아가 대학생이 되려면》의 글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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