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서사》의 글귀걸이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by 바람꽃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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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승리도 패배의 순간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 역도 사실이다. 우리의 드라마가 증명하듯 작은 승리 속에 큰 것의 패배가 숨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큰 승리의 약속이 없는 작은 패배는 없다.》



보편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논리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의 다음 반전을 약속하는 글은 큰 위로를 준다.


다음이 있다는 걸 알지만 그 다음의 시간이 고통의 반복이 될 지, 고통의 종결이 될 지 우린 모르기에. 아픔을 안은 채 시간은 흐르고 또 흘러갔을 뿐이다.


죽음을 패배로 본 다면. 우린 모두 패배자다. 삶을 승리로 본다면 우린 모두 승리자다. 이별을 패배로 본 다면 우린 모두 패배자가 될 것이며, 뜨거운 관계로 익어간 인격의 성숙을 승리로 본다면 우린 모두 승리자가 될 것이다. 그 어떤 것도 하나만 있지 않으며 우린 언제나 지고 또 이겨왔다.


그러니 결국 믿음이다. 나의 지난 순간이 모두 패배가 아니었다는 믿음. 나의 앞으로가 모두 패배가 아닐거라는 믿음. 결국 긴 시선이다. 아- 그 순간에도 난 이걸 이뤄냈구나. 아- 그 순간으로 인해 내가 이렇게 변했구나. 이처럼 지난한 패배의 역사에서 역전을 이뤄내는 것이 결국 승리의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승리의 서사가 아니겠는가.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승리의 서사>의 글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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