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과 치성》의 글귀걸이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by 바람꽃 우동준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80405202500_0_filter.jpeg


《종교가 맞닥뜨려 싸워야 할 것은 다른 종교가 아니라 경건함이 깃들 후 없는, 그것이 아예 무엇인지 모르는 마음이어야 할 것이다.》-



경건함이란 건 감정일까 느낌일까 태도일까. 신에 대한 경건함이 꼭 아니더라도 경건함을 가진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포근함이 있다.


육식을 하지 않는 이들의 눈빛이랄까. 대자연을 헤매고 온 여행자들의 눈빛이랄까. 방금 자신의 아이를 출산한 부부의 눈빛이랄까.


생명에 대한 높은 감수성과 자연에 대한 동경, 보호와 사랑을 내어주려는 이들이라면 분명 신도 마음에 들어했을테다.


종교가 가야할 곳은 약한 생명을 무참히 짓밟는 공장식 도축장. 베어내고 태워버리고 터져버린 숲. 삶이 버거워 사랑을 나눌 시간마저 시급으로 바꿔야 하는 이 사회여야 한다. 그곳에 종교가 있어야 할 곳. 종교가 싸워야 할 곳. 종교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다.


종교를 가진 내가 가야할 곳. 힘을 보태야 할 곳. 안부를 물어야 할 사람들도 그곳에 있다.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방법과 치성》의 글귀걸이

매거진의 이전글《산딸기 있는 곳에 뱀이 있다고》의 글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