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순결한 행복을 자신의 행복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생명력을 대견하게 여길 만한 자신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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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장난.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거라는 말장난. 사랑스러워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사랑스러워진다는 말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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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변화가 네가 하기에 달려있다는 말장난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지 그들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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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용기내 말하지 않았던 건. 지금의 상황을 인정하라는. 받아들이라는. 그게 어찌할 수 없는 당신의 오늘이라는. 당신조차 당신을 인정하지 않으니 여지껏 현실감없이 괴로운게 아니냐는 한 마디. 그리고. 꼭 이어져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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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애 많이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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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될거란 말보다. 신은 네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고난을 준다는 말보다.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말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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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애 많이 쓴거 내가 너무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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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이 한 마디만이. 지난 생명력을 다시 꺼내줄텐데. 결과로서 판단돼 무의미하게 소멸되는 시간이 아니라 그렇지? 나 그래도 애 많이 썼지?라며 옅은 미소를 되찾게 해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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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결과밖에 내지 못했냐며 탓하고 부정되던 네가, 그래도 애썼다는 너와 다시 만나게 될텐대. 네가 너를 대견히 여기는 시간이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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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내 이웃을 끌어안는 행복>의 글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