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몸으로 체득했기에 그것은 밑바닥 진실이며 마지막 진실이다. 어떤 경우에나 세상의 변화를 꾀하게 하는 힘은 이 마지막 진실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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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이다.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변화를 약속하던 이들이 세상 높은 곳으로 하나둘 올라가는 계절이기도 하고, 세상 가장 낮은 곳이라면 발도 담구기 싫어하던 이들이 스스로 낮은 곳을 찾아와 거리의 음식을 행복히 먹는 계절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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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두 요소인 정치와 정책은 많이 같으면서도 다르다. 사람을 이해하고, 협상을 해야하는 점에선 같지만 자기가 타겟으로 한 계층의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대변해야 할지에서 분명히 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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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금액과 데이터와 정책 집행자인 공무의 언어로 대변된다. 그래서 정작 자기가 대변하려는 이들은 정책의 과정을 들어도 듣지 못하고 보아도 보지 못한다. 자신이 쓰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소외받고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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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낮은 곳의 톤과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며 조직을 만든다. 쉽고 즉각적이고 속시원해 이해가 빠르다. 하지만 같은 계층만 환호할 뿐 다수의 지지와 공감을 얻기는 힘들고, 약속과 비전으로 열망을 가져온만큼 현실의 어려움과 마주했을 땐 바닥을 알 수 없이 추락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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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든 정책이든 그 나름의 한계가 있다. 그러니 정책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정치인을, 정치로 변화를 약속하는 정치인을 잘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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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말이 아니라 과거의 육체가 그간 어디에 있었는지를 잘 살펴보자. 그의 머리와 감상이 아니라 그의 몸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어떤 자리에 그의 온기가 아직 남아있는지를 잘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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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배운건 영원히 잊히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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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밑바닥 진실 마지막 말>의 글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