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죽었다

by 바람꽃 우동준

매주 당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우리로 인해 당신은 죽었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려있는 당신을 구하고 싶은 이는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구경꾼일 뿐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려있는 당신을 구경하러 왔을 뿐입니다. 당신은 그렇게 저잣거리의 무엇이 되어버렸습니다.


당신이 원한 건 십자가에 매달려 여름이면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이, 겨울이면 히터 바람을 맞는 것이 아닐 테지요. 당신은 어서 달려가고 싶었을 겁니다. 여름에 뙤얕볓을 피할 수 없는 이들에게, 겨울에 손수레를 밀어야 하는 이들에게 당신은 달려가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린 당신을 십자가에서 내려줄 생각이 없었습니다. 당신의 손과 발을 십자가에 묶어두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 곳을 뭐하러 신경 씁니까. 그냥 여기 매달려 우리의 노래를 들으셔요.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셔요. 저기 밖의 소란은 덮어두고 이곳의 운율을 즐기셔요.


우리가 바란 건 풍요요 번영이요 행복이요 웃음이요 죄의식에서의 해방이니까요. 당신이 뛰어가면 우린 양심에 가책에서 죄의식에서 해방되지 못할 테니, 그저 거기 매달려 우리의 기도를 듣고 우리에게 돈만 가져다주기만 하면 된다는 기도. 모두 솔직하지 못합니다. 모두 돈을 바라지만 아무도 돈을 바란다 말하지 않습니다. 누군 천 원 밖에 내지 않는 이들이라 비아냥을 던집니다. 누군 미사를 마치고 상한가 치는 우량주 정보를 덕담처럼 나눕니다. 연봉을 획득한 이들은 이제 되었다 승전보를 울리며 교회를 떠나고 폭염 속 땀내를 풍기며 성당에 폐지를 주으러 오신 어르신은 내부의 열기를 내뿜는 실외기의 곁에서 쓸만한 박스를 찾습니다. 우리가 주님이 덥다는 핑계로 자신의 땀내를 지우려 애쓰는 그 시간에. 그 시간에도 우린 돈이 되는 땅과 돈이 되는 투자처를 찾습니다.


예수여 당신은 기도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버렸습니다. 팔목에 찬 묵주로 기도하는 건 불안감을 해소해 줄 경제적 능력입니다. 손에 쥔 나무 십자가로 기도하는 건 성공과 번영, 내 손에 쥐어질 황금 송아지입니다.


Will heaven step in? Will it save us from our sin? Will it?


이미 이들은 현실에서 억 단위의 돈을 준다면 지옥도 두려워하지 않을 겁니다. 억 단위의 돈이면 천국도 하느님의 나라도 애초에 거래가 되지 않을테지요.


예수여. 당신은 죽었습니다. 죽어버렸습니다. 이곳에 있는 자들이 당신을 죽일 겁니다. 절대 놓지 않을 겁니다. 우리를 위해 감내한 그 못들을 이들은 평생 빼내지 않을 겁니다. 한 번 희생한 이에게 계속된 희생을 요구하는 불한당들이 여기 있습니다.


그러니 주여.

어서 도망가소서.


당신이 함께하고 싶어 하는 이들 곁으로 도망가소서.













부끄러운 저는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여전히 한낱 어린 애일 뿐입니다.

투정이 투쟁이 될 줄 알았지만

알았지만.

알았지만.


천천히 당신의 말씀을 읽습니다.

거기로 돌아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