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_ 청년과 앉은 키에 관하여

[21세기 청년의 생존 보고서]

by 바람꽃 우동준

오늘도 이토록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아 작성하는 그 9번째 보고서입니다.

저는 지금 브런치북을 통해 청년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소감과 하루하루의 느낌을 허심탄회한 말투로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 아홉 번째 시간으로 청년과 앉은 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상황 보고


저는 키가 그리 큰 편이 아닙니다.

남자들의 평균 키에서 조금 왔다 갔다 하는 정도?


우리 아버지 세대만 되었어도 저 정도의 키면

어디 가서 키다리 소리는 못 들어도, 작다는 소리는 듣지 않고 다녔을 텐데 말이죠.


그만큼 요즘 세대의 평균 키가 커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비해 훨씬 말이죠.

남녀_평균신장.jpg 나나나 나도 평균키는 된당 헤헤


그럼 이제 다른 질문을 한번 해볼게요.


과연

우리들의 앉은 키는 어떨까요?


이번 글은 재미있는 상상에서부터 시작된

청년과 앉은 키에 관한 짧은 고찰입니다.



앉은 키.

중학교 이후론 한 번도 앉은 키를 재본 적이 없던 것 같아요.

img_s3_80.jpg


앉은 키에 대해 짧게 정의하자면

꼬리뼈에서부터 머리까지. 그러니까 우리들의 상체 길이.


‘내가 얼마나 성장했을까?’란 고민을 하다

어느 날 오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20130118061707305.jpg


혹시... 내가 앉은 키만 커진 게 아닐까?

앉은 키만 커진 건데 내가 성장했다고 여기고 있는... 그런 것은 아닐까?




키는 보통 성장을 상징합니다.

우리가 얼마만큼 자랐는지를 판단하는 가장 쉬운 기준이기도 하죠.


우리들은 시간이 지나며 많은 것을 알고, 또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졌던 공부의 습관을 통해

우린 우리의 많은 시간을 책상과 의자 위에서 보냅니다.


중학교 땐 고등학교를 위하여,

고등학교 땐 입시를 위하여,

대학교 땐 취업을 위하여,

그렇게 우린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모두 책상과 의자 위에 앉아 세상을 배웠습니다.

gettyimageskorea_com_20110201_171215.jpg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책상에서 들었고,

세상에 대한 모습을 책상에서 보았지요.


그렇게 조금씩 커왔습니다.

의자 위에서 밥을 먹고, 우정을 쌓으며, 세상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미래의 모습을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의자에 앉은

꼬리뼈 위로의 키는 조금씩 자라나고

꼬리뼈 밑으로의 키는 조금씩 줄어드는 건 아닐까라는


그런 재미있는 상상이 들었어요.


분명 아는 것도 많아지고, 배운 것도 많아져, 과거 세대에 비해 훌쩍 키가 커진 우리들입니다.


하지만 한 번도 달려본 적 없고, 세상에서 뛰어본 적도 없고,

세상과 부딪혀 넘어져 본 적도 없어, 어쩌면 너무나 짧고 약한 다리를 가진,

그렇게 앉은 키만 커져버린 우리가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나의 두 다리로 아직 뛰어보지 못한 채

의자에서만 키가 자란

그런 우리가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영상

humanwalkscyle_by_jonhy_tamires-d6rc90z.gif

우리가 책상에 앉아 듣고, 배우는 건

다른 이들이 해석하고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우린 다른 이들의 삶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번에는 특별히 제가 좋아하는 메시가 나왔던

짧은 광고 영상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주제는 간단합니다.


UNFOLLOW

; 너만의 길을 찾아 너만의 걸음을 걸으라고 메시는 말합니다.




Ⓒ작가 보고


균형 잡힌 성장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균형을 잡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내가 만약 꼬리뼈 위로의 키가 커져간다면,

이젠 잠시 의자에서 일어나 달릴 때입니다.

running.jpg


내가 알게 되었고, 내가 공부한 것만이 다가 아니란 걸,

혹은 내가 배우고, 내가 맞다고 여긴 걸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 속에서 뛰어다니며

확인해보아야 하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꼬리뼈 밑으로의 키만 커져가는 것은 아닐까 바라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리가 튼튼해지고 길어지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의자 위로의 키도 자라야 바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으니까요.



균형.

오늘 제가 말하고 싶던 건 균형이었습니다.


왼쪽과 오른쪽의 균형만 바르다고 해서 잘 걸어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상체와 하체의 균형도 잘 맞아야

내가 배운 것을, 직접 실행해보며

내가 실행한 것을, 다시 정리해보며


그렇게 이 험한 세상의 내일로 무사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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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여러분, 우리의 제1명제는 살아남는 것입니다.”


앉은 키만 크면 균형을 잃고 넘어질 거예요.


그리고 안타깝지만

넘어지면 잡아먹히고 마는 세상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 다리도, 우리의 실행력도,

잊지 말고 단련해놓으시길 바랍니다.



*다음 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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