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바람 Jun 17. 2016

[카페이야기] 커피가게 동경 #2

아몬드 모카 자바 한잔

입구를 들어서서의 전경
아몬드 모카 자바의 흔적과 노트

아, 뭔가 시간이 좀 늦어졌다 생각해서 에잇 모르겠다 싶어 그냥 와버렸다. 그런데 여긴 뭐 삼고초려도 아니고 두세 번은 와야 한번 먹을 수 있나. 그래서 그런지 이제 waiting list 도 만들어지고 얼마 전에 왔을 땐 저 지하에서 위까지 줄을 설 정도니 커피 한잔에 과하다 싶다. 갑자기 목장기행 이런 여행 어떨까 생각이 든다. 뭐, 곽재구의 포구기행 처럼 말이다. 여행이 하고 싶고 떠나고 싶어 그런 기분으로 나는 카페를 가니 카페 기행이기도 한데 요즘에는 그런 책이며 컨셉이 너무 많아 식상하다. 어쩌면 그냥 나에겐 이게 일상인데 기행이라니 뭐라면 억지로 짜 맞춘 거 같아 어색할 거 같다. 어쨌건 난 아이리쉬 즉 아이리쉬 커피를 주문하려 했으나 위스키가 떨어져 없대서 아몬드 모카 자바를 주문했다. 곧 나올 거 같다. 기대된다. 옆 테이블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크게 들리지만 신경 쓰이지 않게 리시버를 꽂고 음악을 재생 후 느긋이 음미하여야겠다. 오! 크림에서 아몬드향? 맛?이 난다. 아인슈페너와 크게 다른 건 크림이구나. 뭔가 진한 쵸콜릿과 위에는 아몬드 칩이 올려져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지. 어쨌건 맛있다. 여기 의자건 테이블이건 어디서 구제?를 들고 온 모양인데 금방 의자 깊숙하게 몸을 기대니 좋다. 매일 불편한 의자가 문제였는지 아니면 분위기가 문제였는지 몰라도 한정된 시간 속에서 누리는 지금의 이 자유가 좋구나. 기분도 좋은데 집에 가면 이연복 쉐프가 선전하는 짜장라면이라도 끓여 먹을까나?


여긴 나름 느림의 미학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느림 덕분에 줄을 설 수밖에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카페. 망원동에 갔다면 꼭 한번 가보면 좋을 카페이긴 하지만 기다림 때문에 기분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추천하기에 좀 그런 곳이지. 이날도 나는 4인 테이블에 앉았기는 하지만 중간에 파티션 없이 조금 떨어져 앉아 옆에 여자 2인과 같이 사용했다는 게 조금 불편한 부분이었다. 2인 테이블이 두 개 붙어 있었다면 떨어뜨려 사용하면 조금은 더 편했을 텐데. 커다란 테이블에서 몇 명의 손님들이 나눠 쓴다는 건 이해가 가는데 4인 테이블을 둘로 나눈다는 것은 좀 그렇다. 물론 기다리는 손님도 많고 회전율을 생각하면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 이러는 건 이해가 가지만 손님으로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긴 음료의 맛은 좋지만 느긋함을 즐기기에는 조금 불편한 곳이다. 뭐, 가격이 싸니 어떠니 해서 그런 걸 이해해야 한다니 말도 할 수 있지만. 음료의 가격이란 게 맛+서비스+분위기 가 다 합쳐져서 산정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맛만 놓고 볼 수는 없는 노릇.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은 리스트에 이름을 적고 외부에서 기다리거나 하는 게 카페를 이용하는 손님의 마음을 편하게 하지 않을까? 느림은 좋은데 조금은 불편한 합석도 용인되는건 상충하지 않나 싶기도 한데...뭐 컨셉...이겠거려니 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카페이야기] relieve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