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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유럽자동차여행] Day 57

꽃할배들과 함께하는 효도 여행

2019년 6월 12일


유럽 자유여행을 하며 늘 아쉬운 건 관광지에 대한 설명(가이드)이 없다는 거다. 물론 일일투어상품에 참여하여 가이드를 받을 수도 있지만 모든 여행지마다 투어상품에 참여하기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 

    

우리만 여행할 때는 그때그때 궁금한 점을 핸드폰으로 찾아보거나 설명 없이 바라봐도 만족한 곳이 많았는데 관광지에 가서 궁금해하시는 부모님을 보니 조금이라도 더 설명해 드리고 싶었다. 내가 공부해서 설명해 드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아침마다 부모님에게 유튜브로 <꽃보다 할배 리턴즈>를 보여드리기 시작했다. 

    

작년에 방영된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여행일정이 체코,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을 향하는 일정이라 우리가 방문하는 여행지와 거의 다 겹쳤다. 전체 에피소드가 아닌 짤막짤막한 영상들만 볼 수 있어 조금 감칠맛은 났지만 그래도 여행지에 대한 설명과 할배들의 여행을 보며 방문할 곳에 대한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를 잡을 수 있어 좋았다.    


오늘도 로엥이는 열일중. 이동하는 날에는 샌드위치를 포장해서 휴게소에 들렸을때 먹는 센스를 발휘했다.

 

숙소로 향하는 길에 들렀던 그문덴 마을. 호수 중간에 떠 있던 Schloss Ort는 생각보다 더 멋있었다.


빈을 떠나 할슈타트를 향하는 날에도 여느 날처럼 아침을 먹으며 다 같이 <꽃할배> 영상을 찾아보았다. 할배들은 잘츠캄머구트에서 볼프강이 바로 보이는 아주 멋진 숙소에 머물고 있었다. 작년에 볼 때는 "멋진 숙소에 1인 1실로 사용한다니 정말 좋겠다"라는 단순한 생각뿐이었는데, 내가 여행자가 되어 직접 잘츠캄머구트의 숙소를 찾아보니 할배들의 숙소는 무진장 비쌀뿐더러 5박 이상 머무는 사람들만 예약할 수 있었다. (방송에서 숙소를 굉장히 자세히 보여주고, 방에서 보이는 전망도 오래도록 설명하고, 심지어 1인 1실을 사용한 건 모두 다 호텔광고였던 것이다!)   

  

잘츠카머구트에 도착한 첫날 우리는 장크트볼프강 주변의 여러 마을을 여행했다. 꽃할배들이 머문 숙소에서 숙박은 못 하지만 문 앞까지 찾아도 가보고, 볼프강 주변의 가장 큰 마을인 장크트길겐, 그리고 사운드 오브 뮤직에 촬영지로 알려진 몬트제도 방문했다. 각 마을이 차로 20분 정도의 짧은 거리인 데다 마을로 향하는 길이 워낙 아름다워 짧게 드라이브하려고 나왔던 우리는 어느 순간 네 번째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패키지여행처럼 '도장 깨기'가 되어버렸지만, 가장 하이라이트는 우연히 찾아왔다. 마을 사이를 이동하며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름답던 들판이 가장 아름다웠다. 꽃보다할배에서 나오던 숙소에서 바라보는 멋진 강은 없어도, 오후 5시의 햇살이 내려앉은 오스트리아의 아무도 없는 들판은 바람조차 아름답게 다가왔다.  

   

몬트제마을을 끝으로 다시 숙소로 향하는 길. 비록 숙소에서 볼프강을 바라보지는 못했지만 저녁노을 무렵 드라이브를 하며 실컷 보았으니 우리는 바트이슐에 있는 야산 View의 우리 숙소로 향했다. (잘츠캄머구트의 물가는 가히 살인적이라 야산 view인 우리 숙소도 1박에 20만 원이 훌쩍 넘는 숙소였다.)


장크트볼프강. 할배들처럼 숙소에서 볼 수는 없어도 이렇게 벤치에 앉아 바라보는 강도 여유롭고 좋았다.
볼프강 근처 네 마을을 들렸지만 가는 길에 잠시 멈췄던 이곳이 가장 아름다웠다.
우연히 지나가다 차를 멈춘 곳, 이곳이 어느 관광지보다 멋있었다.
꽃할배들이 묵었던 장크트볼프강 호수 마을의 숙소. 겉에서만 보아도 좋아보였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지였던 몬트제에서 호수를 배경으로 한 컷.
<90일 유럽자동차여행> 스물여덜 번째 도시. 오스트리아 할슈타트(Halst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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