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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 Nov 05. 2017

[발리 원정대 01] 발리브라더의 탄생

2016.6.23

여행기간 : 2016.6.23 ~ 6.27
작성일 : 2017.5.7
동행 : 절친 'J'와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이번엔 발리다~


그 동안 진솔하고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자유여행 상품을 만들어 보려, 이리저리 뛰어 다녔는데...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발리브라더의 탄생


여행업만 10년이 넘은 '곡's'의 오랜 지인(젬스)이 헬조선을 떠나 낙원의 땅 발리에 정착을 한 것.
꼬시래기 지살 뜯어먹기 식의 업계 판도에 염증을 느끼고 남은 인생 가장 멋진 곳에서 살겠다고 작심하고 온가족이 같이 떠난 곳이 발리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떠난 "젬스 행님"은, 그곳에서 전혀 다른 업종의 일을 시작했고 차츰 생활도 안정을 찾았다. 그러다가 짧게는 한 달씩, 길게는 수개월씩 발리에 머물면서 인생을 즐기는 호주, 유럽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더러 한국인들도 그렇게 여유있는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았다 한다.
여행업이라는 게 아무런 보람도, 의미도 없다고 그만뒀던 젬스행님이 곡's에게 전화를 했다.

발리라면, 자유여행 한 번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의기투합은 찰라였지만, 준비하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현지에서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으니... 
그래도 오래 해 왔던 일이고, 또 하면서 닥치는대로 처리할 자신도 있고 
처음 이야기를 꺼낸 뒤로 6개월 정도만에 얼추 현지 메카니즘을 구축했다.

그래서 탄생한 게 "발리브라더"다.
서로 행님 동생 먹기로 하고 멀리서나마 여러 가지 준비 회의를 하면서, 
젬스행님이 브랜드네임을 이걸로 가자고...^^

난 발리가 인도네시아에 있는 섬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으니...
우선 눈으로 봐야했다. 행님도 언제든 들어오라고 하고.
원래 사고를 치려면 돌이킬 수 없도록 해야한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경유편 좌석이 없어서, 인천 직항을 타기로 했다.
KTX에 몸을 싣고 영종도 국제공항에 닿았다.
이번 원정대(?)도 'J'와 함께다.



발리 여행상품 개별 포장


처음 이야기가 나온 이후, 바람타고의 컨셉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합의했다.
바람타고는 "대마도 자전거 라이딩", "코론 > 엘니도 > 푸에르토프린세사", "대만 자전거 환도", "설산 위에서의 2박3일 텐트 생활" 등...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패키지 여행(?)이라는 개념이었다면,
발리브라더는 모든 여행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낱개로 진열해서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게 하자는 컨셉.

항공을 제외하고 
잠자리(숙박), 이동(렌트 또는 픽업), 데이투어, 각종 즐길거리 (해양, 육상 레포츠), 먹거리 (레스토랑), 스파, 마사지 등
발리 여행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과 할 수 있는 꺼리들을 모두 낱개로 분리했다.
모든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목적이 다르고 원하는 바가 다르니, 장바구니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은 시간에 진행하는 걸로... 그리고 딱 선택한 개별 요금만 지불하도록 해 보자는...

다른 곳은 몰라도 발리라면 가능해 보였다.
첫째, 발리는 어떤 여행 컨셉도 소화해 줄 수 있는 천혜의 여행지다.
화산, 바다, 숲, 오랜 역사, 지리적 특성으로 인한 주변 지역과 구별되는 독특한 문화 등 관광적 요소가 산재해 있다. 거기에 각종 해상, 육상 액티비티 프로그램 또한 종류와 가짓수에서 다른 어디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워낙 오랫동안 세계 유명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다보니 숙소가 가격대별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괜히 세계 3대 관광지 중 하나라 부르는 게 아닌가보다.

둘째, 발리는 이미 오랜 기간 여행자들의 안식처가 되어 왔기때문에 어떤 상품이라도 요금이 안정되어 있다.
스노클을 예로 들면, 현지에서 어떤 업체에, 어떤 경로로 예약을 했느냐에 상관없이 거의 비슷한 요금 체계를 갖추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가격이 하향 평준화가 되어 있다는 뜻.
원하는 것을 찾아서 원하는 시간에 적절하게 배치하고 싶은데, 필요없는 것들을 같이 구매하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하거나, 금쪽 같은 시간을 엉뚱한 곳에서 낭비하지 않게만 하면, 여행이 훨씬 즐겁고 각자 개성있는 여행을 꾸릴 수 있다. 

문제는 여행지의 모든 상품에 대해서 잘 모르는 여행자가 글이나 사진만으로 자신있게 선택할 수 있을까 하는 점.
그래서 실제 각 상품들이 가진 특징을 경험해보고 상담해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 생각했다. 
바로 우리가 팔려는 상품이 가진 특징을 직접 경험하는 것. 이번 발리 원정대의 미션이다. 그리고 몸과 머리에만 기록하는 게 아니라,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는 것. 손에 잡힐 듯 말이다.


발리 직항은 대한항공과 가루다항공이 있다



국내 발리 직항은 인천에서만 있고, 대한항공과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 두 편이 거의 매일 운행되고 있다. 



역할 분담


곡's는 홈페이지를 제작했다.
젬스행님이 발로 뛰어서 준비해 준 전체 개별 상품을 짜임새 있게, 파악하기 쉽게 제작하는 게 목표.

J는 개별 상품에 대한 각 페이지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말이 쉽지 이게 어마어마한 시간을 잡아먹는 작업이었다. 그만큼 발리에는 관광자원이 풍부하다는 말이기도 하고, 그 중 대표적인 것, 중복되는 거면 만족도가 더 높은 것만 다루자고 했는데도 하세월이었다.

내가 맡은 일은 각 상품에 대한 설명을 글로 작성하는 것과 요금을 책정하는 일이었다.
요금 책정은 쉽지 않았다. 젬스행님이 보내주는 원가에서 일정 비율의 마진을 적용할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모든 상품에 대해서 시중에 판매되는 가격과 일일이 다 비교를 했다.
어떤 것들은 연중 가격 변동이 없는 것들도 있지만, 호텔의 경우 시즌별로 더 심하게는 거의 매일매일 가격이 다른 것들도 있어서 특정 업체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데일리로 비교하는 짓을 최소 대여섯개 업체와 교차 비교를 했다. 어디는 달러로 어디는 원화로 어디는 심지어 루피아로 되어 있어서 계속 환율까지 고려하면서 해야하는 일이다보니 진도가 잘 안나갔다.
가격 책정의 원칙은 
비교해 본 어떤 곳보다 싸야한다는 것, 그리고 혹시 다른 곳이 우리 원가 이하로 판매되면 마진 0선까지라도 맞추는 걸로 잡았다. 그러다보니 하루 20만에 육박하는 호텔 한 방을 판매하고 4,000원 남는 경우도 발생했다. 당장에는 마진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과연 우리같은 모델을 사람들이 알아봐 줄까? 아직 여행을 예상 경비에 맞춰서 가는 풍토에서 패키지여행이 대세일 수 밖에 없는데, 시장에서 먹힐까 하는 걱정이 더 심했다. 
그리고 우리도 잘 모르면서 어떻게 팔 수 있지 하는 걱정. 두 번 째 걱정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게 이번 원정이니 완벽하게 섭렵하리라...

사람들이 꼭 이렇게 비행기 창문 바깥 풍경을 찍는단 말야^^.
근데 하늘과 바다가 주는 감흥 앞에 혼절 직전까지 가 본 사람들은 도저히 안찍고는 못 베긴다는 거~


발리행 대한항공의 식단은 제법 괜찮았다.


식사 후에 주는 이런 것들이 더 좋았지만^^




응우라라이 공항


아침일찍 부산서 출발해서 발리 현지시간으로 거의 0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착륙한 발리는 암흑천지였다. 사실 도착하는 첫 순간의 색과 느낌이 큰데, 발리 직항은 그런면에서는 좀 아쉽다. 내가 항공사 사장이 아니니 뭐^^


입국심사를 통과하면 특이하게도 게이트를 벗어나기 전에 다시 면세점들이 즐비한 복도를 지나야 한다. 
마지막 상가를 끝으로 저렇게 가이드나 픽업 기사분들이 각자 태워야 할 손님들의 이름을 들고 모여있다. 이건 발리의 불편한 버스 시스템과 공항택시 메커니즘 때문에 생긴 진풍경이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

<http://blog.naver.com/touritour/220953144403>


젬스행님이 보낸 젊은 현지 가이드가 우릴 맞아주었다. 이름이 '아디'다. 
간난 애기 아빠인데, 사람좋고 우리말 잘하고... 이번 원정 기간 내내 우리 수발을 들어줬는데, 금새 친해졌다.


7시간 정도의 비행으로 정말 경황이 없어서 동서남북 구분도 안되더라는...

"아디"를 따라 어찌어찌 차를 탔고, 여차저차 공항을 빠져 나왔다. 
그래도 어떻게 정신을 차렸는지, 공항을 나오자마자 차 뒷유리 너머로 멀어지는 공항 샷을 하나 남기긴 했다.^^
응우라라이 공항 또는 덴파사르 공항이라 부르는데 응우라라이는 발리의 영웅적인 장군 이름이라고 한다. 아디가 우리를 발리 역사의 한 장면으로 끌어들이려 했지만, 우리의 몸과 정신 상태가 거부하고 있어서 정중하게 다음날로 미뤄달라했다.^^

죽기전에 한 번은 와 봐야 한다는 발리에 드디어 입성했다.
남들은 신혼여행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오는 곳을 우린 어쩌다 원정대의 사명을 띠고 왔구나 ㅋㅋ.

여보님.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갈 꾸마... 훗날을 기약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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