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6.24
여행기간 : 2016.6.23 ~ 6.27
작성일 : 2017.5.24
동행 : 절친 'J'와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오늘 저녁은 처음으로 '발리 식구들' 즉, '젬스행님'네 가족분들을 만나 같이 하기로 했다.
행님이 정한 식당은 '발레우당 망응낑(Bale Udang Mang Engking).
보통 발레우당이라 한다.
'발레'는 인도네시아 전통 가옥(오픈에어의 지붕만 있는 건물)을 가리키는 말이고,
'우당'은 새우란다.
Bale가 마치 Bali 처럼 보여서 당연히 발리의 전통 레스토랑처럼 들리지만 실은 체인이라는 거^^.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볼 수 있지만 다른 지역도 발리처럼 맛, 분위기, 인테리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발리의 발레우당은 세박자 모두 훌륭했다.
꾸따 비치의 선셋로드에서 살짝 덴파사르 쪽으로 들어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제 여행지에서 어딜 가나 maps me에 위치를 저장하는 버릇이 생겨서 왠만한 곳은 이동시 동서남북 구분이 간다^^
물리아에서 너무 시간을 끌기도 했고, 고속도로 내려서 다소 정체구간을 거치기도 해서 이미 젬스행님네는 도착해 있다고 하는 식당으로 달려간다.
입구에 이렇게^^ 얼굴 내 걸고 장사하는...
실제 물어보니 스페셜한 스파이스로 유명한 곳이 맞단다.
불에 구운 모든 건 어느 정도 맛있다. 해산물이든 육고기든 숯불향이 베어있는 건 다... 글로벌한 식성 모두를 만족시킨다.
디테일하게는 불의 세기나 훈증 여부, 조리 시간 등에 따라 식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맛의 최종 승부처는 재료의 신선도와 양념이 아닐까 한다. 발레우당은 "삼발 소스"라는 전통적인 인도네시아 소스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
발레우당 꾸따점. 뭐 그런 의미로다가 입구 문설주에 걸려있길래 찍어둔다.
발레(가제보) 맞구나^^.
리셉션에서 아디가 예약된 좌석을 확인해 준다. 약간 저녁 시간을 비켜간 덕분에 입구에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으나, 타이밍 잘못 잡으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고...
리셉션을 지나 들어가면 이렇게 수상 가옥풍의 식당 전경이 맞아준다. 온통 은은한 조명들로 밝혀 놓았으나 역시 촬영에 필요한 조명으로는 좀 모자라서 고감도로만 촬영을 해야했다.
저렇게 수상 가옥 같은 곳에서도 식사가 가능하고 중앙의 넓은 홀에서도 식사가 가능하다.
하나같이 지붕은 우리나라 볏집 지붕처럼 보이는 천연재료가 덮고 있다. 발리스런 분위기다.
안내하는 곳을 따라 가다보니 한 켠에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도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트렌드를 반영한 발레우당 성공 포인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제법 넓다. 입구부터 한참을 걸어 들어간 서비스맨이 안내하는 수상가옥 한 채에서 젬스행님과 형수님, 그리고 형수님의 동생분까지 기다리고 있다. 늦은 시간이라 출출할텐데도 우릴 기다린다고 아직 식사 주문도 하지 않고 있었단다.
젬스행님이 젊었을 때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자매 두 분은 상당한 미인이었다. (이 글을 젬스행님이 보시면 안될텐데 ㅋㅋ) 처음 만나 어색하지만 진심어린 환대 덕분에 이내 허물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뭐가 뭔지 전혀 모르지만 음식들이 줄기차게 들어온다.
스모크드 그릴 새우와 역시 구운 가지를 삼발 소스에 버무린 것.
튀김 옷을 입힌 물고긴데... 뭔지는 모르겠다. 더운 지방 물고기의 퍼석함을 줄이기 위해서 수분을 빼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과감하게 옷을 입혀서 수분을 유지했다. 맛은 소소... 소스맛으로 먹는 듯 했다.
그리고 밥 한 바구니^^
가장 맛있게 먹었던 양념 새우다. 사떼와 비슷한 방식으로 요리한 것 같았다.
미나리 비슷하게 생긴 건데, 인도네시아의 김치라 불릴 정도로 빠지지 않는 반찬류란다.
새콤 달콤, 짭잘한데 기름에 버무려서 김치만큼 시원한 맛은 아니라는 거 ㅎㅎㅎ.
음식 얘기부터 요즘 한국의 상황, 처음 발리 와서 겪게 된 에피소드들...
이야기는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
모두가 어쩌다 헬조선을 등지고 이 이국의 땅에서 새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고 왔고, 또 넉넉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 보였다. 젬스행님이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에 여행업까지 겸업을 하려고 일부러 부산에 살고 있는 처제한테 SOS를 쳐서 이렇게 패밀리 비지니스를 꾸리게 된 과정도 상세히 알 수 있었다.
내일 아예 댁으로 찾아뵙기로 약조하고 늦은 시간 식당을 나선다.
멀리 돌고 돌아 정말 인생을 즐기려 한다는 말과 또 인생을 즐겁게 살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새로운 방식의 여행 문화를 만들자는데 공감하고, 의기투합하는 자리였다.
절친 'J'의 인상이 워낙 좋아서, 험상궂은 내 인상을 좀 커버 해 준 덕분에 첫 만남이지만, 마치 오래도록 예정된 만남같은 느낌이랄까, 운명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 같은... 마치 실타래의 끝부분을 잡고 있던 사람들을 확인하게 된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