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6.26
오늘 하루는 발리 인문, 전통.. 특히 사원 순례구나^^
발리의 관광자원은 인문, 레져, 음식, 그리고 휴식까지 모든 여행 컨셉에 맞게 다 갖춰져 있다.
그 중에서 인문 역사, 건축물로 하루를 보내는데, 모두가 빼어난 절경 속에 자리하고 있어, 각각 하루씩 보내더라도 아깝지 않을 곳들이다.
하루에 몰아서 다 둘러본다는 게 아쉬울 뿐인거지.
여행기간 : 2016.6.23 ~ 6.27
작성일 : 2017.6.15
동행 : 절친 'J'와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브두굴에서 나오는 길이 내리막이라 해도 워낙 구불구불해서 속력을 제대로 내지 못했고,
따라롯 위치가 시내 중심에서 동쪽으로 많이 가야하는데 도로 사정이 그렇게 좋지도 않았다.
해가 떠 있는 동안 도착할 수 있을까 조바심치는 와중에 겨우 도착.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다시 바다 내음부터 맞이해 준다.
살짝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따나롯사원 쪽에서 나오는 여행객들이 더 많다.
역사 두 명이 나란히 지키는 문을 통과하면
양쪽 절벽 사이 넓은 광장을 만난다.
오른쪽은 바다로 뻗어나간 바위 밑으로 물이 드나드는 터널이 있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가 있고 오른쪽은 절벽을 따라 길게 길이 이어져 있다.
땡기는 그림은 역시 오른쪽의 신기하게 생긴 바위길. 그 위에 사원이 있지만 통제되어 있어 직접 가 볼 수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따라 왼쪽 절벽길을 따라 걸어간다.
절벽을 막 돌아서니 이런 풍경이...
이건 무조건 드론으로 찍어야 하는데...
아디에게 혹시나 하는 맘으로 드론 촬영에 대해서 물어보라고 했더니,
울룬다누 사원과 달리 따나롯사원은 촬영 허가는 가능하지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단다.
발리의 물가를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만, 이 넓은 절경을 버드아이뷰로 담을 수 있다면야...^^
시간이 촉박하니, 아디가 서류처리를 위해 사원 관리소로 갔다오면 바로 촬영에 들어가기 위해서 드론을 꺼내서 윙 조립, 배터리 부착 등등... 손놀림이 바빴다.
이때 관리하는 젊은 여직원이 급하게 달려왔다. 촬영 금지란다. 비용 지불 후 촬영을 하라고...
우리 가이드가 비용 지불하러 갔고 허가증을 들고 오면 촬영 시작하겠다고 했지만, 전혀 믿어주는 눈치가 아니었다.
하자민, 우리가 그렇게 믿음직해 보이진 않았나 보다.^^ 탐방객들 안내라는 본연의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 아예 우리에게서 딱 붙어서는 일거수 일투족 응시하는... 미소 따위 없는 그 얼굴은
나, 니들 같은 사람 많이 봤거든~
하는 눈치였다^^
우리가 자리잡은 곳은 해안 절벽 중에선 그나마 제일 높은 곳인데 바다쪽으로 약간 튀어나온 곳이다. 여기도 작은 사원 건물이 하나 있다.
왼쪽 오른쪽 모두 감상하기 좋은 포인트라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차례를 기다릴 정도.
남미 삘 나는 저 아가씨들도 찍은 사진을 확인하고 또 찍고를 반복^^
아까봤던 오른쪽 구멍뚫린 바위는 구멍이 살짝 가려서 잘 보이진 않지만, 발리 남쪽 바다의 거친 파도가 만드는 포말과 검은 바위가 흐린 날씨에도 높은 콘트라스트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왼쪽은 알록달록 탐방객들의 의상과 모노톤의 "따나롯"이 잘 어울리는 풍경.
밀물일 때는 섬이 되었다가 썰물 때가 되면 육지와 연결되는 저 따나롯과 그 위에 놓인 사원은 신비감 그 자체.
'따나'가 육지과 '롯'이 바다라고 하니, 발리 사람들의 작명 스타일은 심플 그 자체^^
그래서 드론 촬영은 어떻게 됐냐고?
한참동안이나 우리를 주시하던 그 직원은 헐레벌떡 뛰어 오는 아디의 손에 든 서류를 꼼꼼히 확인하고는 자리를 떠났고, 우린 바로 촬영에 들어갔지.
그렇게 완성된 영상은 역시 지불한 비용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따나롯은 음... 탁월한 작명이다. 물과 육지의 경계가 흐릿하고 넓은 벌판처럼 갯바위가 펼쳐진 위.
발가락 사이로 드나드는 물과 함께 형제간으로 보이는 꼬마들의 웃음소리가 따라 다닌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따나롯사원은 더욱 웅장해 보인다.
계단을 통해 빙 둘러서 올라가는데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다.
반대쪽으로도 계단은 있지만 중간까지만 갈 수 있고, 그것도 통제를 하고 있다. 종교적인 곳이니 만큼 관광객에게 전면 개방되지 않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 아래까지 갈 수 있는 밀물 때에 맞춰서 어스름이 내리는 지금 더 많이 모이는 듯 했다.
따나롯에서 나오는 신비로운 석간수를 받아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석회 성분이 다분하겠지만, 이곳까지 와서 바다 위 사원에서 내려왔을 바위 속 약수라도 한 모금 하려는 심정이야 인지상정.
일대가 이렇게 절벽으로 둘러싸였으면서 그 아래 조수간만에 따라 넓게 평평한 갯바위가 드러나는 신기한 구조라서,
따라롯을 중심으로 리조트며 골프장까지 절벽위에서 둘러싸고 있었다.
우리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이 만들어 내는 다채로움과 사람들의 재잘거림,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빛깔에 취해 한참을 카메라에 담는 것 외에 여념이 없었다.
개방 마감시간이 다 되어서야 자리를 떴던 것 같다.
시간만 되면 멀리 바투르화산지대 트레킹이나 멘장안 다이빙이라도 해 보고 싶었지만, 그걸 하루에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남부와 달리 요소 요소가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게 북부와 동부의 특징이다.
하지만 아예 발리 북동부만 며칠 시간을 내서 다녀보고 싶을 정도로 한 장소 한 장소마다 색다른 감흥이 반겨준다. 무엇보다 "시원한 발리"와 "더운 발리"를 적절히 맛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제일 큰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