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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 Dec 14. 2017

팔라완 가족여행 07_ 코론 호핑 : 트윈라군 수중동굴

2016.8.18

하루종일 바다에서 놀기로 한 날.
우리 또래 중에 요즘 동남아 "호핑 투어" 한 번 안해 본 가족들이 있을까? 
바로 우리 가족이다.
약간의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아침부터 설레는 모습을 보는 거... 이게 여행을 기획한 아빠의 보람이랄까?^^
 





여행기간 : 2016.8.16 ~ 8.23
작성일 : 2017.7.3
동행 : 마눌님, 두 꼬맹이들
여행컨셉 : 가족여행




블루웨이브 호텔 조식


무엇보다 바다에 나가기에 너무 적절한 날씨였다. 더위야 어쩔 수 없다지만, 하늘은 적당하게 뭉게구름까지 살짝... 딱이다.


풀 저쪽 끝에 있는 1층이 우리 룸이다. 
눈 뜨자마자 풀에 들어가려고 하는 꼬맹이들을 끄집고 조식당으로 향한다.


조식당은 프런트 카운터 옆으로 난 계단으로 올라간다.


2층만 올라도 호텔 주위의 풍경이 눈에 다 들어올 정도로 다른 건물들은 모두 단층이 많다. 
열대지대라 시원시원하게 자란 울창한 나무들 속에 호텔의 햐얀색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


식당도 온통 하얀색^^.
이른 시간이라 손님들이 많지는 않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쿠션이나 보는 파란톤으로 청량감을 잘 살리게 조합을 해 뒀다.


메뉴는 세 종류가 있어서 전부 주문해 봤다.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는 베이컨이고 소고기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숯불에 그을린 후 양념을 한 것이다.
단촐한 플레이팅에 망고를 반 개씩 기본으로 올려뒀다.


인도, 중국 분들과 현지인들... 그리고 한국인 가족이 같이 식사를 한다.
음식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맛도 괜찮았다.
 
 




코론 호핑투어 : A코스


어제 호텔 카운터를 통해 신청한 호핑투어는 종류가 몇 개 있었는데, 직원의 추천을 받아서 가장 무난한 것으로 신청을 했다. 꼭 들어가야 한다고 한 "카양안"이 포함된 A코스.
참고로 필리핀에서 호핑 투어를 예약할 때는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A코스'를 선택하면 크게 후회가 없다. 가장 먼저 개발한 코스라는 의미이고 그 지역에서 들어가야할 호핑 지점들을 망라할 거라고 보면되니까.

약속 시간에 맞춰서 차량이 호텔로 픽업을 와 준다. 그래봐야 선창까지 거리는 얼마되지 않는 좁은 동네지만, 더운 지역 서비스 업체의 기본이랄까^^
호텔에서 추천해 준 업체는 "JY travel & tour" 였는데, 가이드가 너무 재미있어서 명함을 달라고 했더니, JY는 "JUN & EMILY YONG"으로 표시되어 있다. 사람이름이었던 것. 아무래도 한국인들 같다는 느낌이다. 명함은 개인 명함이 아니라 회사 명함인데, 가이드는 명함 뒷면에 "BERNIE SABROSA"라고 자기 이름을 써 주었다. 배도 좀 나오고 염소 수염을 다듬지도 않은 친구인데, 쇼맨쉽도 강하고 말주변이 좋았다. 이런 투어에서 가이드가 전체 분위기에 차지하는 영향력은 절대적인데, 운이 좋았던 듯하다. 


여러 호핑 회사에서 운영하는 배들이 줄지어 있는 선창에서 안내에 따라 오늘 우리를 싣고 떠날 배에 오른다.


여행을 떠나기 전 급하게 구매한 아이들의 선글라스가 빛을 보는 날이구나.


드디어 출발.
방카치고는 규모가 좀 있는 우리 배에는 승무원만 너뎃 명 정도가 탔다. 


그리고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10명 남짓.
우리 가이드의 뛰어난 농담과 말재주는, 영어가 짧아서 모두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방카 안에서 낮은 시각으로 바라보니 인근 다도해의 섬들이 겹쳐저서 거대한 육지로 착각이 들었지만, 실은 여러 개의 섬들이 겹쳐 보이는 것일 뿐이다.



너무너무 아쉽고 안타까운 건, 실수로 maps.me 앱에 꼼꼼하게 기록해 두었던 이번 여행의 지점들을 홀라땅 지워버렸다는 것. 각 지점들의 현지 이름들을 같이 기록해 뒀는데...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어차피 GPS 정보가 메타데이타로 남아서 지도상에 표시를 해 주지만 거기가 어딘지를 설명할 방법을 잃었다 ㅜㅜ

배가 출발하고 20분 정도 지나, 첫 호핑 지점에 도착했다. 
"트윈라군" 이라 불린 곳으로 기억된다. 
움푹하게 들어간 물을 따라 잔잔한 바다 위로 미끄러지면서 들어가던 배에서 가이드가 먼저 사람들을 세워서는 촬영을 해 준다.


우리 가족도 한 컷.


안쪽으로 들러갈수록 점점 주변 풍경은 더욱 장관이다.

저 좁은 관문을 통과하니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고 넓은 곳이 나타난다.

우리야 경험이 별로 없어서 언제 바다에 들어가야 할 지 눈치를 보고 있는데, 스페인에서 온 연인들은 아까부터 주섬주섬 옷을 벗더니 배가 멈추기도 전에 뛰어 든다. 


우리 배를 비롯 많은 배들이 찾는 이곳은 바닷 빛깔도 멋지지만, 두 개의 석호(?)가 연결되어서 다른 재미를 주는 게 매력이었다. 바깥의 큰 곳은 이렇게 배 근처를 유영하지만 안쪽은 물 밖으로 나와서 건너가거나 수면 밑으로 난 수중 동굴을 통해서 건너갈 수 있고, 그래서 사람들 밖엔 없다.


트윈라군 사이의 수중 통로.


스페인 연인들이 시원하게 잠수로 건너는 걸 보고도 우리 애들과 마눌님은 기겁을 한다. 하는 수 없이 나만^^. 
재밌다. 


첫째 녀석은 자유형에 능해서 제법 오리발로 추진력을 만들 줄도 알고, 한 번에 참을 수 있는 숨이 짧아서 그렇지 자맥질도 곧잘 따라 한다. 둘째 녀석은 바다라는 대상에 대한 공포(모든 바다에는 상어가 득시글 한다고 생각하는...)는 극복했지만 아직 수영, 잠수 실력은 차이가 났다. 그래도 큰 걱정없이 혼자서도 돌아다닐 정도는 되었다.

문제는 애들 엄마였다. 한 때 자유형 속도가 나보다 더 빠를 정도로 수영을 즐기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발이 닿는 실내수영장에서의 이야기고,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건 처음인데, 이게 좀처럼 극복이 되질 않더라는...
내가 촬영을 위해 바닥까지 내려가기 위해서 잡았던 손을 놓으면 버럭 하기 일쑤^^


가족들을 청색 물 속에서 뒤로 돌아 촬영하면서 그들이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참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과 함께, 자유를 맘컷 누리는 듯한 인상을 줘서 더욱 그랬나 보다.

물 속은 약간 따뜻했다. 
아이들은 바다라는 곳에서의 수영에 좀 두려워 하긴 했지만 밑바닥이 다 보여서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고, 초반에는 구명조끼를 끼고 수영을 하게 해서 금새 적응을 했다. 그래봐야 한 30분 정도만 시간을 준 것 같지만.
오히려 신나게 노는데 다시 배를 타라고 해서 약간 뿔이 났을 정도^^


걱정마, 또 다른 데 가서 수영하면 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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