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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 Dec 22. 2017

팔라완 여행 15_ 엘니도 호핑, 바다 빛깔이란...

2016.8.20

코론에서 호핑투어 맛을 들인 우리 가족들은 두 번째면서 베테랑이 다 되었다.
초반 제법 체력 안배도 할 줄 알고^^
여행오면 누구나 설렌다. 그래서 일행들이 왠만하면 다 좋은 사람들일 수 밖에 없다. 인도인 2명이 매너가 좀 없긴 했지만, 이번에도 홍콩에서 온 젊은 부부를 비롯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을 같이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젊고 잘생긴 가이드가 참 매력적이었다.
연락처라도 받아둘 걸 싶을 정도로... 형들이 좋아할 남동생같은^^
 







여행기간 : 2016.8.16 ~ 8.23
작성일 : 2017.7.7
동행 : 마눌님, 두 꼬맹이들
여행컨셉 : 가족여행







선수 입장. 
방카 이름도 호텔 이름과 같다. 보통은 두 회사가 커넥션으로 소개하고 손님 유치를 하는데, 아이필이 이 동네에선 좀 잘 나가는 곳인가 보다. 호텔 차원에서 호핑투어 운영을 하고 있다.

여객부두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면서도 중심가에 접해 있으니 위치도 좋긴 하니까...
그래도 비싼 방이 후졌다. 최소 우리방은 ㅜㅜ
 

필리핀에서 호핑투어 참가시에는 반드시 승선과 함께 구명조끼를 입어야 한다. 
물론 어느 정도 바다로 나가면 벗든 입든 개념치 않긴 한다. 어딜가나 눈가리고 아웅^^
 

엘니도는 두 개의 산과 바다 사이 약간의 공간에 시가지와 해변이 길게 호를 만들고 있고, 두 산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공항이든 어디든 넘어가야 다른 곳으로 연결이 된다. 
우리가 출항한 좁은 모래사장 위로 그 산 사이의 하늘이 열린 곳이 보인다. 저 건물들 사이 골목으로 계속가면 그 길과 만난다. 
 

마틴록, 미니록이 윤도현이 신혼여행을 와서 더욱 유명해졌단 얘길 듣긴 했지만,
선택하기 용이한 신혼여행지는 아니라 본다. 가격, 소요시간 등등...
 

어제 저녁을 먹은 레스토랑이 이름을 딴 거대한 '카들라오섬' 때문에 큰 호수를 항해하는 기분이 든다.
 

코론에서 만났던 가이드가 농담 잘하고 붙임성 좋은 배나온 옆 집 아저씨같은 친구였다면 ,
이번 가이드는 훨씬 어려보이고 작지만 다부진 몸에 말수는 별로 없지만 행동에 절도가 있는 친구였다.
 
그나저나, 빌려서 간 "파나소닉 G7"은 노출을 약간만 보정해도 흰 구름이 전부 자홍색을 띤다. 귀찮아서 색조는 전혀 만지지 않고 출력을 했더니...
중요한 사진들은 다시 붉은 끼를 좀 빼야 할까보다. 유달리 이 사진이 제일 심한 듯...
 

첨부터 격의 없이 지내기도 했고, 꼬맹이들까지 달고 온 보기드문 여행객인 우리들을 위해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먼저 자청을 해 준다. 
 

우리 꼬맹이들을 이뻐라했던, 우연히 신랑과 말을 나누다 홍콩에서 온 사람들임을 알게 된 진지하고 차분했던 젊은 부부와도 한 컷.
이런데서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는 게 여행의 또 다른 재미니까.
 

저 여인은 우리가 잔 방이 이 동네에서 구할 수 있었던 제일 좋은 곳인 줄 안다. ㅜㅜ
늘 미안해~ 알지? ^^
너무 자세히 보지는 마, 멀리 호화빌라가 눈에 들어올 수도 있거든...

가이드가 다짜고짜 헬리캅터 섬이란다. 그러고보니 닮긴 했다. 
갖다붙이기는^^
전 세계 어딜가도 사람들이 보이는 대로 이름 붙인 곳들 천지라는...

첫 호핑 지역까지는 제법 간다.
애들은 배타고 금새 내려서 수영할 꺼라고 생각했다가 좀 지루한 듯 보인다.
 

저기가 "00록" 중에 하나란다.
저렇게 생기기도 쉽지 않았을 자태긴 하다. 
 

드디어 기다리던 첫 호핑 지점.
맵을 제공하는 위치 앱에 우리가 들렀던 모든 지점을 저장했다가 홀라당 날리고 나니...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는 모르겠다. 
 

저 바위섬 뒤 해변으로 가는데... 그래서 히든비치가 아닐까 짐작만...
 


같은 바위섬인데 보는 각도에 따라 완전히 달라보인다. 
 


바위섬 뒤쪽엔 이미 방카들이 몇 대 들어와 있다. 
 

그나저나 이 물빛 이거 어쩔건가!!

따뜻한 햇살과 경이로운 풍경 속에서 비현실성을 더 하고 있는 바다 색에 취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우리 가족들. 
 

마치 좁은 수로를 따라 가는 것 같다.
 잔잔한 수면과 협곡같은 느낌에 다들 가만 앉아 있지 못하고 사진기들 들고 선다.
 

경험많은 가이드는 사람들을 방카의 양 옆 튀어나온 지지대로 올라서게 해서는 사진을 찍어 준다.
 

우리가족에겐 뱃머리 끝에 올라서란다. 포토존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그 다음엔 역시나 난간으로 보내더니... 

 
근데 다시 찍어야 한단다. 우리 마눌님이 줄을 잡고 있어서 안된다나 뭐라나 ㅋㅋㅋ.
 

그렇게 한 순간 모든 것을 놓고 만세를 부르게 하고서야 내려올 수 있게 한다.
 

장판처럼 잔잔한 수면으로 미끄러지면서 움직이는 방카에서 흔들림따위 느껴지지 않는 걸 알자, 우리 마눌님 단독샷의 욕심까지^^
 

슬슬 점심 시간이 다가오는 듯 했다.
코론과 달리 출발하고 오랜시간을 달려와서 뭐 한거도 없는데 점심 시간인가 하는 생각이...
그제는 사람들이 오전에 벌써 파김치가 되어 시들거렸는데, 아직 다들 짱짱하다.
 

역시 어딘지는 모른다.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무인도 같은 섬에 약간의 모래사장을 품고 있는 곳이 있다.
 

보통 이쪽에선 점심 준비를 방카에서 하는 게 관례인듯. 
우리가 도착할 때 다른 배에서도 한창 연기를 내며 맛있는 냄새를 풍기고 있다.
 

그 너머로 사람들이 물놀이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꼬맹이들이 난리가 났다^^
 

맑은 물 속으로 바로 뛰어들어 해안으로 상륙~
 

물 온도가 뜨끈뜨끈하다 ㅋㅋ.
바위 틈으로 이쪽 모래 사장과 저쪽 모래 사장이 연결된, 애들 무릎 정도의 수심이라 안심하고 맘껏 놀게 했다.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었다.
두 모래사장 사이의 큰 바위는 아랫부분만 계속 풍화작용으로 깎여나가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위험하진 않다. 그보다는 그 사이에 파도가 이리저리 움직여서 애들이 물 속에 있다가 바위에 부딪힐까봐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정도의 파도 세기였고, 바위에 대한 당부를 하니 알아서 조금 떨어져서 놀았다.
 

애들이 노는 동안, 낮은 물 속에 누워서 얼굴만 내고 한참동안 이 평온을 즐겼다. 
 

그런 남정네 셋을 저 바위 틈으로 도촬 중인 마눌님^^

가이드가 식사하라고 부르는 소리가 나자마자 여기저기 흩어져서 자신만의 평온을 즐기던 일행들이 후다닥 모여들었다. 
배에서 접이식 테이블을 들고 오더니 후다닥 차려내는 요리들. 의자도 없이 다들 서서 먹는데 얼마나 맛있던지... 사진 한 장 없다. 
비록 근사한 식당에서 즐기는 정찬은 아니지만, 이렇게 좋은 풍경 속에서 행복한 하루를 보낸 노곤한 몸은 왠만한 음식이면 다 일류 요리이지 않겠는가. 
근데 실제로도 맛있었다. 
필리핀 음식이 한국인들에게 별 거부감 없는 게 특징이지만, 그 이상의 맛이었다.
젊은 총각들 몇 몇이서 뚝딱 만들어내고는 수박 통에는 칼로 "El NIdo"까지 양각으로 새겨서 내왔다.

다 먹고 생각났다. 양손은 간장과 과일 즙으로 팔뚝까지 흥건한 채로...


어... 사진도 한 장 안 찍었네


때론 이것도 좋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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