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19
물순환 교육 프로그램의 첫 시작.
유치원생부터 6학년 형아들까지 학교의 모든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노전암 계곡을 탐방한다.
그렇다해도 시골 작은 학교라서 아이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요즘은 이런 걸 소풍이라 하지 않고, 현장학습이라 부른단다.
여행기간 : 2017.4.19
작성일 : 2017.11.16
동행 : 한 초등학교 학생들 전체와
여행컨셉 : 소풍
내원사 매표소안 주차장에 기다리고 있으니, 유치원 마이크로버스가 올라온다. 20명 정도 타는 버스에서 조그마한 꼬맹이부터 제법 큰 아이들까지 내린다. 그래도 자리가 조금 모자랐던지 선생님들이 승용차 2대에 애들을 더 태우고 도착했다.
노전암까지 거리가 애들한테 무리가 아닐까 걱정하는 선생님들도 있었지만, 요렇게 작은 아이들도 서로 손을 잡고, 또 선생님 손을 잡아가며 잘 걷는다.
중간 중간 웅덩이에는 한창 도롱뇽이나 개구리 알들이 수북하다. 곁에 살지만 이런 걸 볼 기회를 얻지 못하던 아이들이 신기한 듯 관심을 보인다.
사실 따로 숲해설가처럼 나무나 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는다. 그런 지식이 없기도 하거니와 물이 어떻게 순환을 하는지와 그 순환이란 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 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스스로 만나고 관심거리나 즐길거리를 찾도록 한다.
자연은 모든 게 놀이감이다. 그걸 지식으로, 가르침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면 말이다.
아직 군데군데 수해 복구 작업이 벌어지고 있어서 포크레인이 일을 하고는 있지만, 위쪽으로 올라오면서 소음도 차츰 사라진다.
그렇게 노전암 바로 앞 계곡에 베이스캠프를 친다.^^
물도 맑고 앉아서 쉴만한 공간도 충분해서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 내원사 스님께서 내것까지 연잎밥을 사주시고... 나는 그냥 맛나게 먹기만 한다.
아이들은 넓게 휘어진 물을 만나자 신발따위 젖거나말거나 금새 뛰어든다.
스님과 함께 돌맹이로 징검다리를 만드는 듬직한 사내놈들도 있고, 그 징검다리로 여학생이나 더 어린 친구들이 계곡 반대쪽으로 건너도 가 보고 이쁜 돌맹이도 줍고...
여기도 화장실이 없는 건 매한가지.
그걸 대비해서 스님이 비장의 무기를 꺼내시는데 그냥 천 몇 장^^
뒤에 보이는 대밭 안쪽에 가로 세로 한 장씩 내 걸어서 정말 중요한 부위만 가릴 수 있게 장만해 준다. 약간 어이없어 하는 선생님들과는 달리, 애들은 재밌다며 볼 일을 본다.
시골애들이라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겠지만, 이런 걸 어디가서 경험해 보랴...
유치원생들은 좀 무리일 것 같아서 그 자리에서 물놀이를 하라고 그러고, 나머지 친구들을 다 데리고 더 위쪽으로 올라간다.
내원사 매표소에서 노전암까지야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지만, 여기서부터는 산길이다. 더러 미끄러운 바위를 타고 넘어가야 하기도 하고...
그렇게 지난번 선생님들과 답사때 왔던 곳까지 도달했다. 여기까지는 무리라며 고개를 흔들던 선생님들은 힘들어 했지만, 애들은 한 명 정도가 좀 버거워했지, 나머지들은 생생하게 더 잘 올라온다.
어쩌면 집에서 학교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이 더 클 수 있는 기회를 균일하게 재단하고 있는 걸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에서는 어쩔 수 없이 모두가 더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에어리어 안에서만 양육되어야 되기에...
늘 물이 많은 천성산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기후가 메말라도 여기 물은 계속 흘러내린다. 거대한 암반이 물의 힘을 만나 누가 일부러 파낸 듯 물길 모양으로 나 있는 곳을 향해 한때 천성산 정상의 습지 이탄층이 머금었던 빗물이 계속과 지하를 돌고 돌아 이렇게 내원계곡의 한 줄기로 떨어지고 있으리라.
스님도 달리 많은 설명을 해 주시지는 않는다. 눈을 감고 마치 빗물 한방울이 된 것처럼 상상만 해 보란다. 여기 발을 담그고 있는 물이 어떤 친구들을 만나고 여기까지 왔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