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부 여행 3_달라이라마를 찾아

2013.12.26

by 조운

여행기간 : 2013.12.23 - 12.31
작성일 : 2016.10.11
동행 : 대학 한의학 교수 및 대학교 직원, 스님, 자원봉사자들
여행컨셉 : 영상 촬영 출장



인도는 왔지만 인도사람들을 만날 기회는 별로 없다.
하루종일 티벳사람들만 보는 것도 아니다. 티벳 사람들은 아침에 우르르 몰려와서 하루종일 사원안이나 사원 마당에 있다가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 또 우르르 몰려 내려온다.
그러나 의료봉사 둘째날, 12월 26일부터는 노을과 함께 사람들이 우리 캠프로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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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번화한 곳을 지날 때마다 부식거리를 사기 위해서 우리가 탄 버스는 정차했다. 보살님들은 호텔 조식을 뺀 하루 두 끼를 현지 부식으로 우리 음식을 만들어 냈다. 거의 맥가이버 수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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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쯤이리라. 쉬는 쉬간 인 듯 지네들도 극동 아시아인들이 신기했을 거다. 신호 대기 상태로 잠시 있던 지라 환대의 의미로 딴 듯한 저 야자는 받질 못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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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커피와 야자의 나라였다. 농장인지 우리 나라 사방공사처럼 빈 땅에 일관되게 심은 건 지 알 순 없지만 빽빽하게 줄 지은 야자수가 한참을 차창의 배경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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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점심을 세라성원 바로 앞에 있는 티벳 식당을 빌려서 해 먹었다. 가스가 동이 나서 음식 조리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의료봉사 캠프에서 와서 그냥 빌려주는가 했는데, 소정의 대여료를 드리고 주방과 식당을 빌렸다고 한다. 식당 천장 한쪽 구석에 무슨 곰팡이인가 했는데, 빠글빠글하게 모여있는 갓 부화한 거미 새끼들이었다. 신기해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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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앞 길은 바로 세라성원으로 통하는 곳이었고 마을 바깥이긴 했지만 티벳의 어느 곳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색색의 천들이 나무를 장식하고 있었다. 그냥 천이 아니라 불경이 빼곡히 적힌 경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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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다 오토바이나 자전거, 톡톡이가 더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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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이 되니 소문을 듣고 대낮부터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너무 갑작스럽게 몰려와서 좀 당황하긴 했지만, 매년 봉사활동을 하는 의사선생님들과 봉사자들은 암묵적인 메뉴얼이 있는 듯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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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캠프 밖에서는 선착순으로 환자의 혈압을 재는 팀이 있다. A4지에 이름, 나이, 증상과 함께 체크한 혈압까지 기입해서 캠프안으로 들여 보냈다. 캠프 안에서도 한 분이 번호표를 나눠주고 순번을 정리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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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순서를 기다리며 본인이 받은 종이를 들고 있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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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선량하게 보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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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연령도 다양했다. 스님들이 많았지만, 일반인들도 많았다. 제대로된 의료 서비스를 접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이런 의료 봉사 기회에 평소 아팠지만 참고 지내던 지병들을 꺼내들고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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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 비치된 간이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비구니스님과 봉사자는 증상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물어보고 구체적으로 증상 정도와 아픈 곳을 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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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된 환자는 맨 먼저 통역을 담당해 주기로 한 유학파(?) 스님들과 접수를 담당하는 동국대 직원 앞에서 어느 의사분께 보내야 할 지를 판단하는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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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전공에 맞게 분류된 환자들은 해당하는 전문 의사선생님이 있는 진료실로 안내 받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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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들이 동국대 한의대 교수님들이라 환자들에게는 침, 뜸, 부항과 함께 한방 조제약이 제공되었다. 세 분의 의사선생님들은 각각 전공을 살려서 진료와 치료를 병행했다. 한 명이라도 더 진료하기 위해 잠시도 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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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아파보였던 이 귀엽게 생긴 꼬마 스님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헬쑥하고 힘없는 몸짓하며 그래도 눈이 마주치면 귀엽게 웃어주던 천진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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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는 하루해가 저물고도 한참이 지나야 마지막 환자의 진료가 끝났다. 사위는 이미 캄캄해진 다음. 캠프의 모든 사람들은 약한 조명에 의지해서 보살님들이 끊인 된장과 김치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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