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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스토리, 하이난47_하이난에서의 마지막 식사

2017.7.13

by 조운

하이난에서 새롭게 계약하게 된 호텔들 몇 곳과 유명한 관광지에 대한 인스펙션은 모두 끝났다.
남은 거라곤 스스로에게 주는 만찬뿐.





여행기간 : 2017.7.9~7.13
작성일 : 2018.2.27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하이난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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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이 모든 일정을 끝맺게 해 줄 장소는 포포인츠 쉐라톤 호텔 뒤편에 있는 동북요리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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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사위가 완전히 어두워진 이후라 식사 손님들도 많이 없다. 우리들만을 위해 2층으로 안내를 받는다.
약간 '용문객잔' 느낌의 구조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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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모두 그냥 중국요리인데...
좀 특별한 요리들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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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것.
돼지 도가니, 그러니까 콜라겐을 푹 고아서 굳힌 건데, 식감은 묵이나 우무질 같고, 차게해서 먹는데도 전혀 비릿한 느낌이 없다. 간장 베이스의 양념에 찍어서 먹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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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두부피에 싸서 각종 야채와 함께 쌈으로 먹는다.
처음 접해보는 요리인데도 거부감은 커녕 순식간에 동이나는 게 아쉬울 만큼 독특한 식감과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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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꾸어바오러우(锅包肉)"
탕수육과 비슷한데, 중국식 탕수육이냐고 물었더니 버럭한다^^.
동북에서 즐기는 건데, 탕수육(糖醋肉)하곤 다르다고...
뒤짚어 말하면, 중국의 탕수육이 우리 탕수육과 다르고, 이게 우리 탕수육에 가깝다.
역시나 게 눈 감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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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하이난으로 즐기다가 마지막은 칭다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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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하면 보통 사천요리를 많이 떠올리는데, 우리 입맛에는 동북요리가 부담스럽지 않고 좋은 것 같다.
이름 모를 몇 몇 요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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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쌈 제작 신공을 펼치는 '란' 자매님^^
춘장에 든 고기 같은 게 주 메뉴인데, 경북 지방의 전통 양념인 '시금장'과 비슷한 식감과 색을 가지고 있다. 이 먼 타국에서 시골에서나 겨우 맛보던 '시금장'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을 만나다니...
시금장은 이제 대가 끊어졌는데 말이다. 군불 때는 가마솥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고면서 쪼려야 하는 슬로우 푸드가 현대에 살아남기는 힘든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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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까지 마치고 정말 출발할 시간이 다가오자, 숙제 생각에 가슴이 덜컹...
집에서 아빠만 기다리는 어린 눈망울들... 뭐라도 사가야 한다!!
급하게 택시를 잡아타고 대형 마트로 간다.
하이난 택시의 기본료는 10위안.
거리가 짧아서 기본료 안에서 마트 앞에 떨궈주는 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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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시간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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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쇼핑몰과 다른 매장들을 스치듯 지나서 우리가 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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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과자와 젤리가 쌓여있는 곳^^
애들은 건망고와 망고젤리, 젤리와 젤리, 그리고 젤리를 가장 좋아하게 되어 있다... 는 지극히 단순한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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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불에 콩 볶듯, 숙제를 마치고 다시 객실로 돌아와서,
멀리서 순간순간 옷을 갈아입는 봉황도의 피닉스 호텔을 넋놓고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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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속도 모르고 매력을 뿜어대는 싼야베이의 야경,
중앙 광장에서 울려퍼지는 음악과 떼춤에 속절없이 시선을 뺐겼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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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두고 몸만 비행기에 탑승한다. ㅎㅎㅎ


이번 여행은 이렇게 끝.
더러 진빠질 정도의 더위에 시달리며 약간 느슨했던 적도 있었고, 의외의 성과를 발견하고 몰두했던 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다 썼다.
늘 그렇지만, 돌아가서 할 일이 훨씬 많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고 일단은 내 침대인양 하늘에서 꿀잠 자는 시간만 남았다...

물론 이 날은 전혀 몰랐다. 불과 몇 달 뒤, 하이난으로 두 달이라는 장기 여행을 또 하게 될 줄은...




_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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