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가계 25_장가계 대협곡 유리다리
2017.9.25
오전 내내 절경앞에서, 잔도나 리프트 등의 공포로 긴장의 연속이던 천문산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후 코스로 잡은 대협곡 유리다리는 주저 앉아 울고 싶었다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그리고 지나갔다.^^
사실 어떻게 지났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여행기간 : 2017.9.24~27
작성일 : 2018.5.3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촬영 인스펙션
이미 오후 햇살이 기우는 시간에 다시 무릉원구에 도착했다. 무릉원에서도 제일 끝에 위치한 대협곡.
대협곡 유리다리는 최근에 개관을 해서 인기 절정의 관광지라고 한다. 조금만 더 늦게 개관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다는... ㅎㅎㅎ
들어가는 입구는 UFO 삘나는 거대한 원추형 기단 같이 생겼다.
아직 외부 정비는 완료가 되지 않아서 공사를 막 끝낸 노지가 그대로다. 아마 차츰 화단으로 가꾸지 않을까 생각된다.
회랑으로 처리된 입구로 들어가기 전에 굴다리 같은 곳을 지나는데, 다리 아래 매표소가 있다.
원형 건물의 내부는 중앙이 열린 복층 구조.
1층 한 가운데는 유리다리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말그대로 거대한 협곡 사이에 물이 흐르는 지형 사이, 다리가 놓여있다. 문제는 저 다리 바닥이 통유리로 되어 있다는 것. ㅜㅜ
UFO건물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시간이 되면 한꺼번에 입장을 하는데, 다리가 있는 건물로 들어가게 된다. 한 번에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들어가고 다시 그들이 퇴장을 하면 다음 사람들이 우르르...
건물 위로 현수교의 끝단을 지탱하는 두 개의 높은 기둥이 다리의 규모를 짐작케 해 준다.
아직 앞 타임 관광객들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데,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미리 조망할 수 있도록 계단식 반원형의 스탠드가 마련되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유리다리라더니, 과언이 아니다. 협곡 아래로부터 300m 높이, 총 길이 400m에 달한다는데, 1km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로 체감상 길게 느껴진다.
유리로 된 다리에 한 번에 저리 많은 사람들이 올라서도 괜찮은 걸까?
다리 중앙부 하단에 있는 철 구조물은 번지점프대란다. 헉!!
시설공사 막바지라고...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운행중이라면 분명 저것도 해 보자고 그랬을 것 아닌가.
다리 위에서 짜릿함을 만끼하고 되돌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아예 건너가서는 저렇게 말도 안되게 생긴 잔도를 따라 협곡을 내려가는 코스도 있다. 그리고 우리들은 바로 저 코스를 가기로...
시간이 되었나보다. 다리를 건너서 대협곡으로 내려갈 사람들은 가고, 다시 돌아와야 할 사람들은 토끼몰이하듯 직원들이 한 줄로 서서 밖으로 안내를 한다.
다음 탐방객들 입장 시작~
모든 탐방객은 다리에 들어설 때, 천문산 유리잔도에서처럼 붉은 덧신을 신어야 한다.
재빨리 한 순간만 잡아내고 뛰다시피 다리로 향한다.
이렇게 아무도 없는 다리 위를 한 컷 잡아보려고 말이다.
이 사진을 찍고 바로 멈추섰다. 정신없이 뛰어 들어오긴 했는데, 유리에 비친 맞은편 절벽을 인식하는 순간, 오도가도 못하겠더라는...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난간 옆으로 철제 바닥도 놓여 있긴 하다. 그런데 난간쪽도 무섭기는 마찬가지... 어쩌란 말인가?
뒤돌아보니, 다른 이들이 시시각각 다가오긴 하는데, 나와 'J'는 우뚝 선 채, 아니 서 있기 조차 힘든 공황상태에 빠져버렸다.
하늘의 구름이 유리에 비쳐서 마치 발 아래 구름이 지나가는 착각까지 든다.
둘 중에서 그래도 난간에 의지하는 게 좀 낫긴 하다^^. 이후에는 유리 위로는 거의 걸음을 옮기지 못했던 것 같다.
산의 절벽면을 따라 난 잔도 끝에는 엘리베이터가 있고, 그 아래는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구간도 있다.
이런 좁은 협곡을 앙각으로 조망하는 맛도 그만일 것 같다.
그래 일단 건너보자.
맨 선두라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다행인 건가? 여튼 난간을 부여잡고 어째저째 건너편으로 향해 본다.
덧신으로 유리면의 스크래치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기도 하고, 개장한 지 얼마지나지 않아서 유리는 명경이다. 제길~ㅋㅋㅋ
유리 아래로 아까 봐뒀던 잔도가 잡힌다. 건너도 문제구만^^
우리가 왔던 쪽 절벽에는 더 무시무시한 잔도가 있다. 바위에 틈을 내어서...
심지어 그 중간 쯤 폭포도 떨어진다.
그렇게 후들거리면서 반대편까지 왔다. 처음 출발한 곳과 동일한 기둥이 나타나고,
협곡 잔도로 향하는 길목에 안내소가 있는데... 어라?
협곡 진입 제한시간이 있는 것 같다. 이미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가.
잔도로 향하는 길은 닫혔다. 방금 전 탐방객들이 오늘의 마지막 고객들이라는...
우리가 천문산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건가? 아니면 천문산과 대협곡을 하루에 잡은 게 실수였나?
뭐 어쨌든 지금 이 시추에이션은 겨우 심장을 움켜쥐고 왔던 다리를 다시 건너야 한다는...
한 번 지났던 길인데, 뭐... 라며 올라서보니,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악몽이 군대 다시 가는 꿈이라 했던가?
더 무섭다.
별 수 없이 되돌아 나간다.
유리다리를 다시 지나는 공포에, 대협곡을 탐방할 수 없다는 아쉬움에 쉬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지만...
아까 봤던 번지점프대는 거의 완공 단계고 곧 개장할 수 있다고 한다.
뛰어 내리는 사람들을 그대로 위에서 볼 수 있게 이곳도 유리로 처리가 되어 있다. 번지를 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아마 뛰어내리는 사람만 쳐다봐도 바로 쓰러지지 않을까 싶은데...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여고 동창쯤 되시려나, 강화 유리 하나를 매트리스 삼아 자리를 까셨다^^.
바퀴에 준한다는 인류의 역대급 발명품 셀카봉은 이렇게 누워서 촬영하는 용도인 거지~
둘러보니 곳곳에 사람들이 제집 거실 마냥 안거나 눕거나^^
다들 신나는 표정이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지만, 즐기는 척 서로서로 베드신 한 컷씩들 담아주고 얼른 나온다.
별 거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정말 즐거워한다.
언제 저렇게 다리 위가 빼곡하게 꽉 찬 건지...
그래도 한 번에 너무 많지 않을까?
한 번만 지나면 될 거라고 반 정도는 거의 뛰다시피, 나머지는 기다시피 지났던 길인데, 돌아올 때는 그래도 몇 번씩 유리판 위를 걸어보기도 했다. 하루종일 이런 환경에 놓이니까 간이 좀 커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다음날 대협곡을 다시 시도했냐고?
절대 아니다. 인생에서 한 번으로 만족해야 할 그런 경험이다. 이런 사람도 있는 게 인류의 다양성이거늘...ㅎㅎㅎ
유리다리 관광지를 뒤로하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보니, 유리 다리가 생기기 이전의 대협곡 입구는 문만 남아있지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 이제 대협곡은 유리다리를 통해서만 가는 거겠지^^
무릉원에서도 외곽 쪽인 이곳 대협곡 입구는 시내버스의 종점이기도 하다.
노점상도 많고, 식당들도 제법 있다. 그만큼 빠질 수 없는 장가계의 필수 코스이고, 많은 이들이 찾는다는 반증이겠다. 우리처럼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대절버스를 탄 사람들도 많지만,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오가는 중국 내국인들도 많은 듯 버스가 출발할 때 한가득씩 싣고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