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가계 32_천자산 어필봉

2017.9.26

by 조운

남들과 조금 다른 루트를 이용해서 인파에 시달리는 걸 피하는 전략은 탁월했다.
성수기에 상관없이 무릉원삼림공원은 외국인 뿐만아니라 중국 내국인들도 늘 많이 오니까...
대신 버스를 탈 때, 약간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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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원삼림공원 입구에서는 시계방향, 반시계방향의 버스를 타면 되지만, 우리처럼 시계방향의 버스를 타고 십리화랑을 본 후, 다시 반시계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면 버스는 처음 출발지로 가 버린다. 그래서 중간 교차지점에서 내렸다가 다시 반시계방향의 버스를 타야 한다는 거.






여행기간 : 2017.9.24~27
작성일 : 2018.5.24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촬영 인스펙션




갈림길에 하천을 건너는 다리가 있는데, 모든 버스는 그 다리를 지나서 양 방향으로 갈라져 가게 된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큰 중학교가 하나 있어서, 찾기가 어렵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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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관광객이 오거나 말거나, 버스들이 수시로 지나거나 말거나, 갈림길의 민가 슬래트 지붕위에서 오수를 즐기는 냥이를 방해할 수는 없나보다^^
사진을 찍자마자 버스가 와 버렸다. 버스는 정말 자주 온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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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산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다.
케이블카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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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산의 케이블카에 비하면 길이도 짧고 그다지 공포 체험은 아니라는...^^
이런 것도 익숙해 지는 구나 싶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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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천문산과는 또 다른 천자산만의 풍경이 가득 펼쳐진다.
이곳도 케이블카 대신 걸어서 오르는 길이 있긴 하다. 시원하게 물이 굽이치는 계곡을 걷는 맛도 괜찮을 것 같지만, 거의 이용하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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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여기까지는 완만한 구릉지대를 지나는가 싶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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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깎아지른 주상절리형의 암반들이 대거 기다리고 있다.
계속해서 이런 풍광들 속에 있다 보니까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 뿐, 사실 바다 밑바닥에서 융기했다가 오랜 풍화로 만들어진 자연의 절경을 하나라도 놓치기엔 참 아까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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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병풍을 세워 놓은 것 같은 곳이 종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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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끄트머리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는 건물로 쏙 빨려 들어가는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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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절경속에 담긴 자신의 모습을 담느라 바쁜 사람들이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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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위해서 일부러 아슬아슬한 난간을 만들어 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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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산 케이블카를 내리면 다시 어필봉 전망대로 가는데, 걷기에는 조금 먼 거리다. 당연히 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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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타고 내리면 "하룡공원"이라 적힌 비석이 있다.
하룡은 일본에 이렇다할 대항도 못하고 청이 패망해가던 때 유소년기를 보냈다.
당시는 무너져 가는 청조의 행정 부재를 틈타 지역 군벌들이 난립하던 때이기도 했는데, 20대에 산적의 수장이 되어 2만에 가까운 비적을 지휘하기도 했다.
장가계의 험한 지형을 이용해서 비적들이 도처에 난무하던 때, 그가 이끄는 산적떼는 오히려 의적으로 유명세를 떨쳤고, 자연스레 무장농민군을 조직해서 항일전선에서도 맹활약하게 되었다.
이후 대장정에도 참여하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중요한 순간들에 모두 최고의 야전사령관으로 이름을 날렸고, 결국 장가계의 소수민족 토가족 출신으로 인민군 원수에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비록 문화대혁명 때, 자본주의자로 지목되어 감옥에서 여생을 마쳤지만, 대혁명 이후 복권되어 지금은 그를 기리는 공원에 기념관까지 있다.
버스에서 내린 대부분의 중국 내국인들은 이 공원안으로 들어간다.
한국 관광객들은 모두 어필봉 전망대로 바로 가버린다.
중국 건국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몰이해도 있겠지만, 하룡이 한국전쟁에 참전하기도 했고, 그 유명한 인해전술로 국군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인물이기때문.
무릉원삼림공원에 대부분 가이드를 대동하고 오게 되는 한국관광객들에게 굳이 하룡을 접하게 할 이유가 없는 듯, 가이드들 태반은 아무 설명도 없이 그냥 못 본척 지나친다. 어떤 이는 하룡 같은 인물이 분단을 낳은 원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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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룡공원은 광장도 있지만, 산림욕이라 해도 될 정도로 빽빽한 수목들 사이의 오솔길, 그리고 거대한 하룡동상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관통하나 둘러가나 어필봉으로 가는 거리는 같다.
우리도 잠시 공원 안쪽으로 들어갔지만, 동상이 있는 곳까지 가지는 않고 바로 어필봉 전망대 방향으로 난 길로 다시 빠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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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건,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이 무궁화라는 것^^
중국 혁명의 공신일 수도, 한국전쟁에서 미군의 다된 승리를 빼앗은 원수일수도 있지만, 그런 그를 기리는 공원 전체가 남한의 국화인 무궁화로 장식되어 있다는... 아이러니다^^
공산당과 인민군의 상징, 남한의 상징... 상징들이 난무하다보니 생기는 일일테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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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옆으로 난 계단을 내려오면 먹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이어진 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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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 비탈에 도날드 아저씨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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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가 아주 넓고 길쭉한데, 전망 포인트를 여러 곳 두고 있다.
입구에서 제일 가까운 곳의 경관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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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으로 가면 어필봉을 볼 수 있다.
'천자가 쓰는 붓'이란다^^. 그래서 천자산인지, 천자산에 있어서 저 쪼삣한 괴석들 이름이 어필봉이 된 건지는 모르지만, 여튼 잘 갖다 붙인다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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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산 전망대에서 보면, 굳이 드론 등의 도움이 없어도 장가계의 독특한 지형이 어떻게 유래한 건지 짐작할 수 있다.
바다 밑바닥의 퇴적층이 융기하면서 그 충격으로 일부 크랙이 잡혔겠지만, 지금과 같이 날카로운 절리들로 발달하게 된 건, 석회암이나 이암같은 성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침식에 강한 성분은 남고, 약한 것들만 불균등 풍화를 겪으면서 만들어진 것.
봉우리들의 높이가 일정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멀리 풍화를 겪지 않고 남아있는 절벽 단면을 보면, 누가 자로 선을 그은 것 처럼 가로로 일직선으로 잘려있다. 저랬던 곳이 근경의 어필봉처럼 풍화하면서 일직선은 유지했구나 하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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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군데의 전망 포인트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이 꼭대기에 이렇게 넓은 터가 있다는 것도, 거기에 돌을 깔아서 마치 저 아래 도시의 거리처럼 만든 것도 신기할 뿐이다. 가는 길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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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끝에 누각이 하나 있다. 천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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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닥 입장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각 위에 오르지 않아도 경관을 막힘없이 볼 수 있기에.
여기까지 왔는데... 저 커플들처럼 우리도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들어가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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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각 내부는 층층마다 테마를 두고 규화석이나 장신구 등의 보물과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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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층까지 올라서 밖으로 나가본다. 360도를 모두 조망할 수 있지만 좁은 테라스를 따라 걸으면서 감상을 해야하는 구조다.
역시 장가계는 접근성의 끝판왕^^ 이 험한 곳에 저런 애기를 안고도 올 수 있도록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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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아래로 전체 전망대와 하룡공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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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면,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는 선경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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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를 따라 돌면 보이는 풍경이 다채롭다. 입체감도 커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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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필봉 반대편의 저 봉들은 마치 대도시에서 바쁘게 길을 오가는 행인들의 실루엣을 잡아놓은 듯한...
바위가 저렇게 생기기도 힘들지만, 그게 또 관목들을 붙잡고 있는 것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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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내 눈의 시야각도 아쉬울 판에, 좁은 화각의 사진으로는 시각적 감동을 결코 담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셔터를 누르게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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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각은 입구와 출구가 구분이 되어 있는데, 건물을 빠져 나오기 직전 찻집이 있다.
장가계는 차 산지로도 유명하다는데... 멋드러진 다방에 시음도 가능토록 해 놓았다. 우리야 뭐 차에 그닥 관심이 없으니... 구경만 하고 나왔지만 차를 사는 분들도 많았다. 전부 중국인들이다. 한국인 중에서 천자각에 오르는 사람은 우리가 유일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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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버스를 타러 간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천자산 위로 왔지만, 버스를 쭉 타고 여기까지 올 수도 있다는 뜻. 물론 버스로 천자산까지 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당연하지만 대부분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정류소까지는 기념품샵이 쭉 이어진다.

우리가 사람들의 동선을 피해 십리화랑부터 들렸으니 겨우 이 정도 줄을 서는 거라는데, 애초 천자산부터 왔더라면...^^ 줄이 제법 길어도 버스가 자주오고 거의 텅빈 채로 도착해서 많이 기다리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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