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 생활기_7] 싼야 커피숍 여자사람 친구

by 조운

하이난 생활에서 의외의 난관에 봉착했다. 커피숍이 드물다는 것!!
습관이란 참... 언제부터 커피를 마셨다고...

몇 년 전만해도 1년에 1~2잔 마시던 커피를 절친 "J"가 만들어 주는 원두커피 맛에 점차 익숙해지자, 이제는 매일 1~2잔은 마시는 것 같다.
사무실 앞 30m 반경 안에 커피숍이 총 7개가 모여있는 환경이다보니,
출근하면 바로 사무실에서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한 잔, 점심 먹고 아메리카노 한 잔이 거의 일상이 되었다.
헌데 하이난와선 며칠 동안 커피를 전혀~
날이 갈수록 간절해지더라는...
그렇게 "커피 찾아 하이난 삼만리"를 시작한다.






여행기간 : 2017.11.4~12.31 (2개월)
작성일 : 2018.6.27
동행 : 홀로
여행컨셉 : 해외 파견





"맥당라우"의 뜨거운 아메리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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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발견한 집은 맥도날드, 한자로는 ‘맥당로’ 되시겠다.
자주 가는 덮밥집 오가는 길에 있기도 한데, 정말 궁하니까 커피를 사러 맥도날드에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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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커피가 있긴 있다. 거의 주문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
이 뜨거운 태양 아래, 아이스볼 가득 든 커피는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정말 뜨거운 커피만 있다.^^




Zoo 카페


IMG_2704.JPG?type=w773 코니퍼호텔 1층 주카페


다음날 점심시간,
그깟 커피 따위가 뭐라고... 동생들이 신경을 써 준다.
식사를 마치고 맥도날드로 향하다가 동생이 한 군데 커피숍을 봤던 기억을 끄집어 낸다.
사무실에서 15분 정도 영빈로를 따라 걸어가니 코니퍼 호텔 1층 상가에 "주카페"가 있다.

송성가무쇼를 하는 로맨스파크에서도 본 바로 그 체인 카페.
본격적으로 카페를 표방하고 있어서 당연히 아이스커피 가능하다^^ 근데 왔다갔다 하는데 진이 다 빠진다.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하이난 동생들은 형님때문에 따라왔지, 그 시간에 시원한 사무실 들어가서 그냥 쉬고 싶을 뿐...




파인애플몰의 만카페


IMG_3078.JPG?type=w773 파인애플몰의 만카페


졸지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된장남 이미지가 되고 말았던 걸까?
동생들은 주말이면 형님을 모시고^^ 하이난 싼야에서 유명하거나 평소 괜찮아 보였던 커피숍으로 안내를 해 준다.
그 중에 하나가 대동해 파인애플몰의 만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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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가 정말 넓다. 파인애플몰 정문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 올라가서 끝까지 가면 건물 반대편에 있다.
간단한 바이트 간식들도 수제로 만드는데, 가끔 한국인들도 들어온다. 대부분은 중국인, 러시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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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면 대동해로 지는 노을이 그만이라 창가쪽은 인기가 좋다.
무와 함께 갔을 때인데, 머시마 둘이 뭐 할 것도 없고... 그냥 각자 앉아서 일했다.^^
노을이 질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거의 꽉 찼던 기억이...

대동해로 가는 길에도 몇 군데 카페가 보이긴 한다.



젊음의 거리 안쪽 골목, "소금카페"


IMG_3198.JPG?type=w773 소금카페


여긴 또 다른 주말에 진이가 데려간 소금카페.
산야강과 봉황도 사이의 시가지 안쪽 골목에 있는데, 하이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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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으로 된 커피숍 전체 분위기는 애플샵 비스무리^^
심플이 디자인 컨셉인데, 역시나 아이스 아메를 주문하는 사람은 드물었다는...
이 골목 안에 다른 카페도 하나 더 있다. 마른 꽃들이 잔뜩 걸려있는 완전 다른 분위기의 카페인데, 그곳에는 주로 연인들이 많이 가더라는...

싼야에서 커피 마시기가 그렇게 어렵냐 하면, 꼭 그렇진 않다. 이곳 소금카페 골목에서 쭉 나가면 싼야강변로와의 교차로 앞에도 스타벅스가 있고, 대동해 썸머몰 안에도 스타벅스가 있으니...
스타벅스는 싫고, 사무실과 집 근방에서 걸어서 오갈 정도의 거리에 커피숍이 아쉽다는 거니까.




1314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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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생활도 한참 지났을 때 쯤,
동생들 중 하나가 우리 사무실 건물 13층에도 카페가 하나 있단다. 엥?
우리가 11층이니 바로 위 아냐?

당장 올라가보니, 약간 일찍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있는 카페 발견.
동생들 모두 이 카페 개업할 때 돌린 쥬스를 먹었단다. 쥬스를 파는 곳이지 커피를 파는 곳인줄은 몰랐다는 핑계를... 담배말고는 어떠한 기호식품에도 관심이 없는 것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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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손님도 거의 없는 1314 카페는 이날부터 서서히 우리들의 아지트가 되었다는...^^ 동생들도 이젠 커피를 제법 같이 나누게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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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 탕이옌은 유치원 다니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싱가폴 바리스타한테서 커피와 영어를 배우고 있다는데, 여기와서 동생들 도움없이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최초의 사람이 되어 준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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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동업자이자 친구. 쉬루산.
더 어린 딸내미가 있는 워킹맘이다. 둘다 음... 참 성격들이 좋다. 약간 푼수끼도 좀 있는 것 같고... 여튼 좀 웃기는 친구들이다.
출근하면 거의 모닝 커피를 주문하러 올라오게 되었는데, 늘 오픈 시간이 좀 늦다. 그럼 여지없이 전날 술을 많이 마셔서라는...ㅋㅋㅋ
그리고는 술 먹고 길에서 춤추는 사진을 보여준다. 현장에서 바로 누군가 폰 음악을 틀어놓고 거기 맞춰서 춤을 추는 영상... 그걸 하는 것도 찍은 것도 나에게 보여주는 것도 전혀 꺼리낌이 없는 성격들^^
그래서 금새 친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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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중에서 가장 수줍음이 많은 탕이옌의 남편.
탕이옌은 자기 남편이 눈썹이 진해서 송승헌이라고 부른다며... 음... 표정관리가 참 안되는 내 성격장애때문에 고개는 끄덕였지만... 그 이후로 다시는 그 얘길 하진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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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카페는 13층 14호 방에 있어서 그렇게 이름 붙였단다. 귀차니즘의 끝판이지^^
늘 사각의 아이스 아메를 시키니까 어느날부턴 주문을 안해도 알아서 가져다 준다
우리 사무실 인터넷에 문제가 많아서, 어쩔 땐 모닝구 커피나 점심식사 후의 휴식에다가 아예 노트북을 들고 일하러 오기도 하는 곳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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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딱히 오갈데가 없는 처지다 보니, 사무실이 아니라 1314를 더 자주 가게 되는데,
주말에 유일하게 오는 손님이 나 혼자인 경우도 많았다는... 어쩔땐 이렇게 위챗을 보내주기도 한다.
주말마다 뭔가 하는 일 생겼다고 오지말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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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손님이 없는데(이런 사무실 한 가운데 있으니 손님이 있을리가 없지. 건물에 그 많은 사무실 직원들은 전부 중국분들이고 그들은 커피 거의 안마기시니까), 홀로 몇 시간째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있자면, 슬그머니 이런 걸 들고 맞은편에 앉는다.
예가체프를 워터 드립한 거라는데, 아마도 더치커피를 말하는 거겠지?
신맛이 강하다. 그리고 난 집에서 간단한 도구로 더치커피를 만들어서 먹는다고 하니 놀라하는 반응.
그렇게 커피로 시작한 대화가 애들 키우는 이야기에서 여행, 한국과 중국 등으로 쭉쭉 뻗어간... 다기에는 너무 해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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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조금씩 아는 영어와 한자를 쓰고 번역해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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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인장이 애들 키우고 집안일도 해야하니 번갈아 출근해서 거의 따로 따로 있었는데, 둘 다 모두에게 중국어는 너무 어려우니 한글을 배우라고 했다.
한글은 하루만 공부하면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다는 말을 전혀 믿지 못하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주신 은혜로운 선물, 한글의 우수성은 빨리 습득할 수 있다는 건데... 감히 또 내 인생의 멘토를 불신하다니…

그래서 ㄱㄴㄷㄹ.... 아야어여... 문자표를 만들어서 각각의 발음만 알면 조합해서 읽고 쓰면 된다는 걸 증명해줬다. 하지만 공부는 그닥 관심이 없던 두 분 여성 사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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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중국어를 배우기로 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가르쳐본다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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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 시간씩 하기로 했다가 이틀, 일주일... 점점 힘들어지게 되긴 했지만,
열심히 가르쳐 준 뤼산~ 고마워...
매번 배우고 카페를 나서면, 그녀의 긴 한숨소리가 배웅을 나와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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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당일. 이제 떠날 날도 얼마남지 않고해서 다 같이 식사라도 하자고 했더니,
이런 레스토랑으로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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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이옌의 사촌동생까지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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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중국인들이 주로 가는 요리집이 좋았지만, 이런데라도 한 번 와보고 싶었던 거겠지.
둘 다 정이 많이 들었고, 석별의 자리에선 참 섭섭해 해 주더라는...



중국어 공부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들의 한국어 실력도 전혀 늘지 않았다.^^

떠나는 전날, 그 동안 고마웠단다.
덕분에 하이난 있는 동안 커피 걱정은 완전 해결해 줬으니 내가 땡큐~~
그냥 타지에 사는 지인이 서로 생긴 게, 그게 너무 좋았다. 부산에 꼭 놀러오겠다 해놓고... 어디 그게 쉽겠냐만은...
가끔 위챗 주고 받으면서 애들 커가는 것만이라도 공유하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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