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 싼야에서 분투중인 동생들은 전부 대륙에서 넘어온 친구들이다. 타지에 와서 생활하고, 머시마들만 있어서 남루하거나 굶주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왠걸~
전부가 한 요리씩 하는 친구들이다.
여행기간 : 2017.11.4~12.31 (2개월)
작성일 : 2018.6.27
동행 : 홀로
여행컨셉 : 해외 파견
한국에서 형님 왔다고 언제 한 번 다같이 식사를 하자고는 했지만, 한번 모이기가 쉽지 않더라는...
며칠이 지나서야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보통 머시마들끼리, '언제 한 번 식사라도...'라면 으례히 회식장소를 물색해서 거하게 한 잔 하자는 의미일텐데...
아니다. 이날따라 일이 많아서 퇴근시간을 약간 넘겨서 집으로 들어왔더니, 늘 비어있는 우리 숙소 테이블 위에 이렇게 밥들이 그득하다.
몇몇 동생이 장을 보고와서는 후다닥 차렸단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병어찜.
중국사람들은 대부분의 생선을 찜으로 많이 먹는 듯하다. 특히 하이난에선 거의 찜 말고는 본 적이 없다. 날거는 절대 안먹고^^ 구운것도 한국식당에서나 한 번씩 봤을 뿐.
찜용 생선은 주로 크고 살이 두터운 종류를 쓰는데, 어느 시장엘 가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고기가 병어다.
그리고 싸다^^
큼지막한 이 놈을 통으로 져서 간장 베이스의 양넘과 고명으로 마무리~
담백한 흰 속살이 제대로^^ 진짜 제대로 환대받는 기쁨을 맛보여 준다. 고마운 마음에 말리는 모두를 물리치고 설겆이는 내가 했다 ㅋㅋㅋ
같이 숙식하는 진이가 어느 일요일 아침으로 내 놓은 매운탕.
환영 회식때 내가 병어를 즐기던 걸 유심히 봐둔 모양인데, 이번엔 매콤한 땡초들을 집어넣고 매운탕으로다가~
매번 해주는 요리만 먹어서 미안했고 그래서 잠시 한국에 들렀다가 다시 나갈때 파스타 재료로 쓰려고 스팸 두 통을 가져갔다. 자신있는 알리오올리오라도 해 주려던...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니 가져갔던 스팸까지 홀라당 다 넣어버린 이 병어 매운탕이 올라와 있더라는... ㅋㅋㅋ
비늘이 그대로 다 살아있는 이런 생선찜도 있었다.
촘촘하고 바늘같은 비늘이었는데 생선 이름은 모르겠다. 이날은 동생 중에서 한 명의 생일날.
식구들과 떨어져 지내지만 이런 건 또 잘 챙겨주는 끈끈한 머시마들... 알흠답다.^^
생일상이라 그런지 상다리가 정말 부러질 것 같았고, 테이블에 다 놓을 수 없어서 아예 거실 바닥에다가 비닐을 깔고 세팅을 해 버렸다.
생일을 맞은 친구가 요리를 가장 잘 해서 이날 자기 생일상을 자기가 다 차렸다는...
훈제연어만 유일하게 파는 걸 그대로 사온 거고,
새우, 게 등의 해산물은 전부 손질해서 쪄냈다.
작은 소라에 쏙(갯가재)까지...
쏙은 우리처럼 쪄 먹지 않고 기름에 튀겨서 먹는데, 고온의 기름 덕분에 딱딱한 껍질이 바싹해지면서 부드럽게 변해 먹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단다.
식사 후에는 나만 빼고 전부 노래방에 노래하러 간다. 술고 많이 먹고 흥도 많은 친구들이다.
빼갈과 맥주가 혼재하는 생일파티... 나만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전사해 버리고 말았다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