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점은 아니지만, 깔끔한 맛의 중국음식 식당도 있다.
여행지에서 현지 음식에 대한 도전은 로망이면서도 불안한 게 당연^^
비슷한 입맛을 가진 다른 사람들이 추천하는 집들을 검색하기 마련인데, 워낙 알바^^ 들이 많아서리...
직접 먹어본 곳들 중에서 딱 두 곳만 소개를 해 볼란다.
선정 기준은 찾기 쉬워야 한다는 것.^^
그래서 대동해의 파인애플몰에서 한 군데, 썸머몰에서 한 군데로 내 맘대로 정했다는... ㅋㅋㅋ
여행기간 : 2017.11.4~12.31 (2개월)
작성일 : 2018.7.3
동행 : 홀로
여행컨셉 : 해외 파견
파인애플몰, 찌앙쯔
파인애플몰은 각 층마다 식당이 아주 많다.
이곳은 마마수와 비슷한 컨셉인데 한국 음식은 아니라는 것과 좀 더 저렴하다는 차이점이 있는 집이다.
아주 싸다. ㅋㅋㅋ
몇 층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데, 같은 층에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었던 것 같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제법 올라갔었다.
줄서서 먹는 집들은 다 맛집일테지만, 우린 또 아무리 맛있어도 줄까지 서면서 먹을 정도로 식도락에 목숨 건 치들은 아니니...
참, 지난 번에 방문했을 때 들렀던 두부요리집도 깔끔하고 거부감 전혀 없는 맛을 자랑하긴 하지만,
생선, 해산물이 흔한 여기와서 다시 또 두부는... 좀 아닌 듯.
그러나 두부집도 적극 추천할만한 곳이긴 하다.
궁금한 분들은 지난 포스팅,
[다시 찾은 하이난] 21_하이난 중심가 1번지, 섬머 몰+파인애플 몰 (2016.12.11)을 참조하시고
이때는 고작 3박으로 두 번째 방문하는 거라, 모든 것이 그저 신기하고 새로웠기에 지금 읽어보니 약간 오버가 있긴 하다^^
이쯤에서 오늘 본격적으로 추천하려는 집으로 가본다~~
생선찜 요리로 유명한 이 집이 오늘의 추천 맛집.
오로지 생선찜 하나로 유명세 타고 있는 집이다.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이 집도 점심, 저녁 때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집인데, 왠일로 오늘은 딱 한 팀이 기다리고 있다. 몇 번이나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은 이 집 음식 맛을 볼 수 있겠군^^
기다리는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입구에 컴퓨터도 있다.
근데 헉!. 아이맥.
이런 곳에서 아이맥을 볼 수 있다니... 우리도 그렇지만, 중국에서도 이제 애플 컴퓨터를 많이 쓰는 것 같다. 물론 이뻐서, 인테리어 의도도 없진 않겠지만.
이 집은 특히 젊은 친구들이나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단다. 나름 하이난에선 핫한 식당인 거지.
우리가 들렀을 때도 연인들이 많긴 했다. 그래서인지, 식당이면서 바 분위기가 난다. 상당히 어둡다.
전체적으로는 좀 어둡게(벽도 검은색으로)하고, 부분 조명을 강조하는 게 지금 중국에서 유행하는 핫한 실내 인테리어인 것 같다. 어디나 유행은 있는 거니까.
근데 주문 방식이 재밌다. 중국에선 이런 주문방식이 대중화되었다고 하지만 낯설다.
먼저 안내를 받아서 테이블에 앉으면 직원이 찾아와서,
이 가게의 이름
"찌앙쯔"(匠子, 장인)의 카오위(烤鱼, 생선요리) 어때?"
라고 적힌 인쇄물 한 장과 연필을 주고 간다. 종이가 메뉴판이다. 거기 시키고 싶은 요리에 체크를 하면 가져가는 구조^^
장인의 맛을 내는 생선요리구나 싶은 이름이지만, 요즘 중국의 젊은 친구들의 언어유희 (같은 발음이 나는 다른 한자를 이용하는 중의적 표현방식)이 내포된 거란다.
"쩌양쯔(这样子)"가 '이런 모양' 또는 '이 따위'라는 말인데, 찌양쯔와 발음이 비슷해서,
'장인의 생선요리 어때?'가 '이런 생선요리 어때?' 로 읽힌단다.
그리고 이렇게 한 번 머리를 굴리면서 뇌리에 각인이 되는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린 이 체인점은 날로 번창일로라고 하니...
역시 창업에서 브랜드, 특히 작명의 중요함은 장소를 막론하고 법칙인 듯...
드디어 주문한 음식 도착.
"이런 생선요리" ^^... 상당히 먹음직스런 색감~
음식 중앙에 이름표가 적혀있다. 동생이 주문을 해서 이름이 나오고, 그 아래로
"000씨, 당신의 생선요리는 장인의 솜씨?"라 적혀 있지만, "장인"이라는 한자 위의 영어병음은,
"000씨, 당신의 생선요리는 이런 거?" 뭐 이렇게... ㅋㅋㅋ
아이디어가 반짝반짝한다.
요런 재미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일단 맛!!
이 집은 정확하게 생선찜 요리집이라 부르기도 애매하다. 왜냐하면 딱 한 종의 민물고기만 사용해서 요리를 하기때문.
다만 그 놈을 세 가지 방식으로 요리를 해 준다.
우리는 이 집의 오리지널 메뉴를 주문했다.
마침 우리 왼쪽 테이블에 젊은 아가씨 둘, 그리고 오른편의 젊은 엄마와 어린 공주님이 각각 다른 메뉴를 시켜서 한 눈에 세 가지 메뉴의 완성체를 다 볼 수 있었다.
외국인이 사진을 좀 찍어도 되냐고 묻자, 모두들 쿨하게 오케이~^^
왼쪽 꺼는 지리처럼 국물이 멀겋고 풋고추 색감으로 통일감을 살렸고,
오른쪽 꺼는 국물에 다량의 다진 마늘이 들어가서 구수해 보인다. 토핑 색깔도 화려하고.
맵지 않냐고 물으니 이구동성 전혀 안맵다고, 우리가 주문한 게 매운 거라고 그런다 ㅋㅋㅋ
테이블에 도착할 때부터 다 익긴 했지만, 국물과 재료들이 지란지교를 꿈꿀 시간이 있어야 하는 법.
고체연료가 먹는 내내 데워준다.
그녀들의 말대로 살짝 맵긴 하다.
왕년엔 매운 걸 잘 먹었는데, 요즘 워낙들 맵게 먹어대니... 불닭 볶음면 같은 건 한 젓가락 정도 먹는 수준으로 전락한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맵다. 훠궈에 비한다면 뭐^^
그리고 살짝 말린 듯한 붉은 고추를 씹는 맛이 좋아서 일부러 고추와 생선살을 같이 먹게 된다는...
원래 생선을 좋아하는데다가 생선이 워낙 크고 도톰해서 둘이서 먹기에는 좀 많은 양을 거의 다 먹어 치웠던 것 같다. 물론 식사를 따로 시킬 필요없이 생선으로만 배를 채웠지만,
맥주 등 해서, 총 190위안 정도였던 것 같은데, 둘이서는 약간 높은 가격대지만 아깝지 않은 맛이다.
한 가족이 와서 하나 시키면 딱 맞을 것 같다. 다른 메뉴는 비록 눈으로만 봤지만, 아이가 동행한다면 화려한 토핑의 것을, 어른들만 온다면 매운 걸 잘 못 먹는 이라도 우리가 시킨 오리지널이 딱 좋을 듯.
썸머몰, 홍콩차찬팅
파인애플몰에서 걸으면 5~10분 거리에 또 하나 대동해를 대표하는 쇼핑몰이 있다. 최근엔 파인애플몰의 명성에 약간 뒤지는 느낌도 있다고 하지만,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맛집들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곳.
썸머몰은 건물 밖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재밌는 구조다.
즉, 올라가는 동안, 유리로 된 창으로 아찔한 느낌 받을 수 있다는... ㅋㅋㅋ
차찬팅은 홍콩의 독특한 외식문화이지만, 이제 중국 전역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집은 두 달간의 하이난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공항 가기 전에 동생들과 석별의 정을 나눈 장소.
상당히 넓다. 쇼핑몰에 오는 이들이 외부 여행객들이 많으니까 당연히 현지인보다는 놀러온 분들이 많아 보인다. 우리말도 여기저기서 들리고^^
홍콩은 일찍부터 동서양이 만나서 복잡한 인구구성으로 현대를 연 장소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정신없는 일상이 이어지고 각국의 언어와 음식들이 춤을 추던, 그러면서 낭만적인 19세기와 20세기가 교차하던 홍콩을 상상해 보자.
식당이나 주점, 커피숍의 구분도 모호하던 당시, 뭔가 먹는 걸 파는 식당에선 요기도 목축임도 회식도 가능하지 않았겠나? 자연스레 각 나라의 고객 구미에 맞는 음식들이 뒤섞이면서 모든 것이 짬뽕된 독특한 외식 문화로 정착이 되었을 게다.
지금에 와서는 이런 홍콩스타일의 식당을 차와 음식이 다 되는 곳이라는 의미로, 차찬팅 이라 부르고 있단다.
그래서 메뉴판은 두꺼운 백과사전이다^^
홍콩이면 뭐니뭐니 해도 딤섬~
정말 다양한 음식들이 있는데 느닷없이 음료수나 커피도 등장 ㅋㅋㅋ
이게 바로 차찬팅이다.
물론 중국식의 좀 더 무거운 요리들도 있다.
원래 이것저것 다 다루는 식당은 살아남기 어려운 법이거늘, 발상의 전환이랄까? 고객의 니즈를 모두 맞추겠다는 의도가 딱 들어맞는 홍콩에서 살아남아 하나의 식문화가 된 케이스다.
우린 일부러 이것 저것 조금씩 주문을 했다. 차찬팅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소량 다품종 주문^^
물론 딤섬을 많이 시켰다. 딤섬 첨 먹어봤는데, 사람들이 딤섬딤섬 하는 이유를 알았달까?
아기 돼지 삼형제는 이 집의 상징과도 같은 메뉴인데, 식당 앞 복도를 지나면 유리창으로 돼지빵 만드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아이들 호객용!!
아이들이 때를 써서 먹고 싶다고 하면 어른들이 못 이기는 척하면서 식당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ㅋㅋㅋ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다. 배를 쩍 갈라보면 속에 노란 꿀물이 줄줄 흐른다.
이날 최고의 요리는 천엽
푹 쪄서 부드러운 식감과 원래 쫀득한 식감 모두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충분히 밴 양념 덕분에 마치 우묵 같은 느낌. 음... 어른의 맛이지^^.
썸머몰엔 이집 말고도 꽤 맛있다고 소문난 집들이 몇몇 더 있다. 차찬팅도 여기 한군데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늘은 직접 접해본 곳 중에서 접근성이 편한 곳만 골라봤다는...
사실 어느 나라 음식이든 입맛에 안맞아도 계속 먹다보면 적응이 되긴 한다. 살아야 하니까^^
소개되고 검증된... 안전한? 곳들만 찾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우연이 발견하는 나만의 식당을 만드는 재미, 이것도 여행이지 않을까? 실패까지도 내 추억으로 담겨지는...
설렘과 불안 이후 발견 또는 실패, 재도전... 밥 한끼를 먹어도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