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운 Aug 09. 2018

[하이난 생활기_17] 하이난 명소, 랭킹 4~5위

6~10위 권의 하이난 관광지 중에서 린츈링삼림공원 정도를 빼면,
하이난에 들른다 하는 사람들이 왠만하면 한 번은 섭렵하는 곳들이다.
지금부터 얘기하는 1~5위권 중에는 들어본 곳들도 있지만 아닌 곳들, 들어봤어도 가 볼 생각은 않은 곳들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


 





여행기간 : 2017.11.4~12.31 (2개월)
작성일 : 2018.7.9
동행 : 홀로
여행컨셉 : 해외 파견




 

5위 _싼야 시내

실은 싼야 시내 구경을 하려고 한 건 아니고... 그냥 대동해에 수영이나 하러 갈까 하고 자전거를 타고 나섰는데, 너무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시간을 때우려고 싼야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헌데, 시내구경 그것도 시간이 남아서 홀로 마구 돌아다니는 재미가 그만인 곳이 싼야다.

 

싼야 푸싱제


하이난 생활 초반, 주말에 동생들 중에 누구라도 같이 가줘야만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게 불안했지만, 한 번 버스를 이용해서 혼자 대동해까지 가 본 이후...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
마침 여성용^^ 자전거도 한 대 마련하게 되어 그 이후로는 자유롭게 자전거로 싼야시내를 돌아다녔고, 급기야 자전거를 타고 대동해까지 가 보게 된다.
이날 수영복을 챙겨서 대동해까지 바로 가자니 너무 오전 일찍이라 싼야 골목길 탐방이라도 하려고 빙글빙글 여기저기 둘러서 가 본다.
맨 먼저 가 본 곳은 싼야에 있는 푸싱제(보행가). 
우리말로 하면 "보행자 전용 거리"쯤 되는데, 한국인들은 딱 이곳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흔히 알고 있다. 여행사에서 '인사동 골목'과 유사하다고 광고를 한 건지, 다들 뭔가 지역색 가득한 기념품을 사러 들르는 곳이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살 게 없다. 특히 하이난 지역색은 별로...
야롱베이 푸싱제가 낮이고 밤이고 훨씬 더 볼 것도 먹을 것도 많았던 것 같다.

 

버스터미널 옆 파머스 마켓(재래시장)

오히려 바로 옆에 있는 '파머스 마켓'이 더 낫지 않을까 한다.
푸싱제와는 버스 터미널을 사이에 두고 있는데, 그냥 현지인들 시장이다. 실내에 질서정연한 코너별로 되어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
하지만 죄다 식료품들만 파는 곳이다. 파머스가 생산한^^. 
다니다가 배 고프면 먹으려고 과일만 몇 개 샀다.

 

싼야강 수변공원


싼야는 한 쪽에 바다를 수 십 km나 끼고 있으면서 두 개의 강이 관통하는 물의 도시다.
임춘강(린춘허)와 싼야강이 서로 다른 곳에서 발원해서 심지어 크로스^^, 그러고는 또 쪼개져서 하중도를 양쪽으로 둘렀다가 다시 합해지면서 바다로 들어가는... 독특한 지형이다. 그래서 싼야시내에는 다리가 많고 서울로 치면 여의도처럼 하중도가 시내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변이 많고 수변 모습이 곳곳마다 달라, 색다른 재미를 준다. 강폭이 넓은 곳, 다소 좁은 곳, 백로들이 수십마리 낮은 모래톱에 앉아 있거나, 낚시꾼들이 세월을 낚기도 하고, 고깃배가 상하류를 오가기도 한다.

제법 하구 끝까지 가도 완전히 180도에 가깝게 휘돌아 바다와 만나고 있어서 파도의 영향도 거의 없어서 늘 장판처럼 호수처럼 잔잔하다. 땅덩어리가 넓은 곳이니, 당연히 수변공원 산책로 폭도 넓어서 그냥 나무 그늘 밑으로 거닐어도 좋기만 한...

 

샹핀제(강화꽝창 앞)


싼야가 지금처럼 수많은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이 밀려들어오기 전, 시내의 중심거리였던 샹핀제. 
화려했던 영화는 살짝 지나갔지만, 지금도 현지인들에겐 최고의 쇼핑 천국이다. 위치는 임춘강과 싼야강 사이에 있는 하중도 정 중앙.
총 1번 거리부터 13번 거리가 병렬로 나란히 서 있는 굉장히 큰 동네다. 그 중에서도 1번거리(가장 남쪽)에 있는 항화광장(깡화꽝창) 쇼핑몰이 제일 번화한 곳. (7번 거리에 전에 언급한 연길냉면이 있다)
건물 앞에 일렬로 늘어선 과일가게는 오만가지 열대과일들이 향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혼자서 돌아다닐 때 도대체 어떤 음식을 사 먹어야 할 지가 제일 난감^^
길 전체가 식당이고 군것질거리로 가득하지만, 실패의 두려움에...  그냥 소심하게 빵집에서 빵으로 때웠다. ㅋㅋㅋ 마침 새로 개업한 빵집이 있어서...

 

한창 허기를 달래며 혼자 앉아 꾸역꾸역 빵을 밀어 넣고 있는데, 이 아가씨와 눈이 마주쳐 버렸네~
어디서 나타난 요술공주인지...

 

엄마가 오로지 빵에만 신경을 쓰는 동안 천천히 내게 다가온다.
바로 코앞까지... 음...
개업이라 공짜로 얻은 작은 파이를 하나 건넸지만, 받아주지도 않는다. 작아서인가? 그냥 내가 이상하게 생겼나? ㅋㅋㅋ
어렵사리 있는 기억 없는 기억 다 짜내서 중국어로 몇 살인지 물어보자. 한참을 뭐라고 뭐라고 대꾸를 해댄다. 아~~ 이런 상황이 올 줄 알았으면 진작 중국어 공부 더 열심히 해 놓을 걸... 내가 다시 뭔가 대꾸가 없자, 계속 눈빛만 교환한다는... 눈에 빨려들어갈 것 같이 맑다. 꼬마 아가씨도 나를 눈에 넣어버릴 심산 같고^^
때마침 멀리서 부르는 공주님 엄마가 어색한 우리들의 눈빛 교환을 끝내준다. 휴~
그나저나 딸내미 하나 가질 때까지만 애를 낳자던 결혼 전 가족계획을, 아들 둘을 낳고는 포기해야 했던 사람에겐 어째 이리도 귀여운 지...

혼자하는 외국 시내 구경은 요런 재미가 있기 마련~~

 


 

4위 _대동해

마음 같아선 1위를 주고 싶으나, 최대한 주관성 개입을 억제하고 4위로다가^^
하이난에 있는 그 긴 시간 동안, 바다 수영은 달랑 2번 밖에 못했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하루라도 시간을 더 내서 대동해 한 번이라도 더 갔었더라면... 제일 아쉽다.
중국에선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을 풍경구라고 부르는데, 보통 국가급 풍경구에는 알파벳 A 갯수로 등급을 정한다. 최고점이 AAAAA. 대동해는 AAAA. 이정도면 아주 우수한 경관 지역이라는 뜻이다.
 
 

대동해의 최대 메리트는 물론 푸른 물빛의 바다지만, 안쪽으로 거대한 잔디밭과

 

아주 넓은 대동해 광장도있다.
낮에는 비보잉하는 친구들이나 롱보드족들이 묘기 연습 삼매에 빠진 걸 보는 재미, 밤에는 하이난 사람들이 다 나온 게 아닐까 싶을 규모의 떼춤 구경^^

 

광장 끝에 있는 요런 상징물을 지나면 바다~

 

싼야베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지만, 해운대의 몇 배나 되는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백사장 폭도 충분히 축구장을 통째로 넣을 수 있을 정도^^

 

수 km에 달하는 모래사장에서 대동해 광장쪽이 맨 끝이다. 반대쪽, 그러니까 녹회두 방향으로 갈수록 인구밀도가 좀 더 높다.

 

그렇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가에 붙어있고, 배후 백사장은 널널~
뒤쪽 넓은 모래사장엔 보통 러시안들이 일광욕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싼야베이와 달리, 백사장 바로 바깥이 도로가 아니라서 너무 좋다. 백사장 끝에는 대부분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들이 차지하고 있는 데크로 되어 있고,
군데군데 샤워시설과 탈의실 및 라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있어서 혼자 수영하러 오기에도 그만인 곳이다.
디파짓을 내고 라커 키를 받는다. 디파짓은 키 분실시 안 돌려주니까 주의할 것!
회당 비용이라 시간 구애없이 이용가능하다. 하루 통으로 대동해에 투자해도 좋을 듯... 
나처럼 바다수영 매니아들은 하루종일 물에 있으면 되고, 아니더라도 인근에서 식사하고 모래 찜질도 하다가 물에도 들어갔다가... 인근엔 파인애플몰, 썸머몰이라는 싼야의 간판 스타 쇼핑몰이 있고, 안에는 식당이 가득하다. 더러 쇼핑몰에 수영복과 수건, 아니면 가운만 걸친 사람들이 오가기도 하는 이유 되시겠다. 그래도 밥 먹으로 갈 땐 한 두 개 더 걸쳐주는 게 아무래도...^^
라커요금은... 오래되어서 정확한 요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주 저렴했던 기억이...

 

대동해 수영은 두 가지 점이 아쉬운데
하나는 먼 바다로 나가서 수영을 하거나 해변을 따라 길게 수영을 할 수 없다는 거!
대동해같이 아름다운 풍경구를 그냥 내버려 둘 사람들이 아니지... 잘게 쪼개서 총 다섯군데에서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정해놓고 있다. 가로 세로 80m X80m의 규격 수영장인 셈.
그 외에는 동력 레포츠를 즐기도록 구획해 놓았다. 그러니 조금만 가면 보트가 지나다니고 제트스키가 지나다닌다. 수영을 할 수 있는 섹터를 줄을 쳐서 정해 놓고 있는데, 아예 줄 끝까지 가서 먼 바다에서 옆으로 가 보려 했지만, 지나는 보트들이 많아서 위험했다. 해수욕장에는 수시로 안내 경고 방송이 나온다. 중국어, 영어, 러시아어, 한국어로...
"이곳 대동해는 각종 해상 스포츠가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정해진 구역 내에서만 안전하게 물놀이를 해 주십시오~" 어떤 여성이 대충 이런 말을 반복해서 들려준다. ㅠㅠ

 

사진의 오른쪽 끝에 일렬로 부표가 늘어서 있는 게 보인다. 딱 이 안에서만 수영을 해야한다는...
멋도 모르고 첨엔 부표를 넘나들면서 수영을 했다. 해안 쪽에서 나를 향해 호각을 불고 소리를 치더라. 물론 나중에는 그러거나 말거나 못 들은 척하고 돌아다니긴 했지만...
물놀이 하는 사람이 아주 많지만 수영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깊이에 따라 총 3단으로 된 부표 끝까지 가면 혼자가 되거나 한 두명 밖에 남지 않는다. 
근데 신기한 건, 그 한 두명은 전부 러시아인이라는 거~ 중국분들 수영 같은 거 잘 안한다^^

 

하나 더 아쉬운 점은 바로 부표.
첫번째 라인부터 두번째 라인까지는 그래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줄이 깨끗한 편이지만, 그 너머는 거의 오가는 사람이 없어서 줄에 따개비나 어린 담치들이 많이 붙어 있다. 줄을 타 넘다가 살짝 닿아도 몸에 강한 흔적을 남긴다는...

총 두 번 대동해를 들어갔다가 급하게 나온 이유는 두번 다 따개비에 쓸려서...
결론적으로 대동해에서 수영은 무리~. 그냥 가슴높이 정도 오는 곳에서 물놀이나 하는 게 속편하겠다.
나야 기회만 되면 다시 들어가겠지만 ㅋㅋㅋ
참고로 한 겨울의 물 온도는? 온탕 수준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이난 생활기_16] 하이난 명소, 랭킹 6~10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