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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 Aug 14. 2018

[하이난 생활기_22] 하이난 최고의 기념품 "피칸"

시간은 금새 지나가 버렸다.
보통 휴가로 외국에 오면 며칠만에 체험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니까, 아쉬워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데, 끝내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두 달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자, 그 아쉬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게 다가온다.
좀더 부지런히 다닐 걸... 여행이 아니라 출장이고 정착 생활이 되다보니 초반에 작은 것에도 보이던 흥미가 점차... 어느덧 만사가 귀찮아지기도 했고, 주말에도 방에만 뒹굴거리며 보냈던 날도 없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ㅠㅠ

돌아갈 날은 다가오고, 두 달이나 아빠, 남편을 기다린(기다렸으리라 믿는다) 식구들과 만나게 된다는 기쁨과 함께... 그래도 오랜만에 나타나면서 빈손으로 등장해서는 상당히 곤란하겠다는 생각은 거의 동시에 떠올랐다.

 





여행기간 : 2017.11.4~12.31 (2개월)
작성일 : 2018.7.12
동행 : 홀로
여행컨셉 : 해외 파견








맘 같아서는 저 망고들 한 소쿠리 짊어지고 가고 싶으나... 불가한 일!
그렇다고 건망고를 또 사가기도 참... 하이난만 갔다오면 맨날 건망고^^ 물론 아무리 건망고 한 축을 사간들 며칠 못버티고 동 나버리고 말겠지만... 뭔가 색다른 아이템이 절실했다.

 

샹핀제의 항화광장 쇼핑몰 4층에서 봤던 서점?
싼야에서 유일하게 본 서점인데, 당연히 중국어로 된 책들 사줘봐야 욕만 들을테고... 몇몇 괜찮은 지필묵이 있었다. 어... 진짜 지필묵이다. 연필 볼펜 이런 거 아니고^^
기념품 치고는 희귀 아이템이고 중국을 다녀온 느낌도 팍팍... 그건 순전히 자기합리화고, 머시마 둘한테 외면당할 것은 명확관화라... 그래도 들러서 한참을 이것저것 살핀다.

 

꼭 찍어먹어 봐야 된장인지 뭔지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바로 포기한다.
그래도 동의보감, 사서삼경 삘나는 끈으로 묶은 노트들이 이쁘긴 했지만, 기대 이상의 획기적인 반응은 얻지 못할 것 같다는 자체 판단..

 

파인애플몰로 간다. 
몰에 한 번씩 올때마다 1층에 있는 미니소에서 휴대폰 충전선이나 케이스를 구매했거든.

 

이번에도 다량 구매^^
질이야 뭐 당장만 잘되거나 50%의 성공률만 보장해줘도 된다. 워낙에 싸니까...

 

내침김에 목 베개도 두 개 구매한다.
평소 얼마나 여행을 다닌다고... 마눌님은 고작 1년에 한 번 나갈까 말까 하는데도, 선물로 사줬던 기억이...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어쩌다 대청소하면서 사용도 않는 그 놈을 보는 눈초리, 이내 번갈아 나를 바라보는 눈초리가 곱지는 않았지만... 당장 빅히트에 자신이 없으니, 중박이라도...
그렇게 가져간 목베게가 초반엔 가끔 차 뒷자리에서 꾸벅거리는 아이들 목에 걸려있는 걸 봤는데... 요즘은 그 조차 보이질 않는다는...

왜 출장와서 고생고생하다(음... 재밌기도 했지만) 돌아가는 아빠가 이런 것까지 신경을 써야 하냐고... 라고 벽보고 외쳐본다.


여튼 욕을 심하게 듣진 않았다. 욕이 뭔가, 제법 절찬리에 동이났던 아이템이 있었으니...


피칸


되시겠다.
가끔 동생중에 한 명이 저녁에 약속있다고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들고왔던 게 생각이 났다. 
무조건 피간을 사 가야겠다고 결심하고 동생들 차에 얻어타고 싼야 시내를 뒤지고 뒤졌다. 나중에야 동생들도 그걸 어디서 구할 수 있는 지 알게 되었지만, 내일이면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저녁이 다 되도록 가게를 못찾고 헛탕...

  

실은 여기선 그렇게 귀한 게 아니다. 하이난에서 생산도 된단다. 다만 망고처럼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온천지 농장이건 가로수건 망고인 것 보다는 약간 귀한...

결국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동생이 인터넷을 뒤져서 주문했고, 연이어 배달의 천국 복장을 하신 분이 이 귀한 세 봉지를 투하해놓고 가셨다.
실은 피간이 우리에게도 아주 익숙한 견과류다. 다만 피칸파이 정도로만 맛과 향을 알고 있고 파이에는 이 놈을 좀 부셔서 넣기에 완성체가 이렇게 생긴 줄도 몰랐다는... 호두하고 비슷한데, 훨씬 향도 좋고 맛있다. 
딱 하나 문제가 좀 있는데... 호두까지는 아니지만 이 녀석도 제법 껍질이 단단하다.
몇 알 먹으려면 손톱 밑이 다 아려오는...

역시 아빠보다는 아빠의 커다란 트렁크가 더 반가운 토끼같은 새끼들(혹은 토끼새끼 같은 것들^^)..
피칸의 맛과 풍미에 그만 완전히 빠져들고 말았다.

잘 된 거네... 싶지만 고작 세 봉지 다 먹는 동안 손가락 10개가 모두 얼얼...
그래도 어떤 걸 선택할 지 고민하고 고르고 골랐던 아빠는 보람을 느낀다. 이 한마디에,

다음에 갔다 올 때도 꼭 피칸 사와야 돼~


ㅎㅎㅎㅎㅎ
하이난에서 경험한 모든 것들을 다룰 순 없었지만, 이쯤으로 대략적인 하이난 생활기는 마무~의리~~





_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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