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5
대만에 있는 동안 한 번도 해를 보지 못했다.
비가 안 올때도 있었지만, 그냥 대체로 축축하게 비가 날리는 나날들.
예류에서 이미 홀라당 젖어버리고 나자, 이제 뭐...
다음으로 간 곳은 스펀이라는 곳이다.
철길이 마을 한 가운데를 지나는 독특한 시골 마을 같은데, 마을 자체가 참 이쁘기도 하지만, 천등을 날리는 이벤트로 유명한 곳 같았다.
여행기간 : 2018.1.4~1.13
작성일 : 2018.8.7
동행 : 대가족 3대, 11명
여행컨셉 : 가족 여행
여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고,
하늘로 올라가는 천등들도 여럿~^^
그나저나 이렇게 철길에 인접해서 건물이 있어도 되나 싶게 낡은 3층 짜리 건물들이 어깨를 맞대고 철길 양쪽으로 이어져 있다.
기차가 그렇게 빠르지 않던 예전에 지은 건물들이 아닐까 싶은, 그런 오래된 마을이다.
모양만 철길이 아니라 실제 기차가 오간다. 때마침 기차가 한 대 지나가는데, 호각도 불고 난리다.^^
철길을 따라 사람들이 잔뜩 있었는데, 매일 몇 차례 오가는 기차가 지날 때마다 이런 상황이 벌어져서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도 인기 비결인 듯.
건물들 1층은 대부분 천등 재료들을 파는 가게들.
예류 입장권과 점심에 이어 마지막 옵션 상품이 바로 이 천등 되시겠다.
버스투어 참여하는 사람 중 여기까지 와서 천등 안 날리고 그냥 가는 사람 있을까? ㅋㅋㅋ
이런 게 옵션이라는 게 웃기지만, 그게 패키지여행의 특징이니까~
저렇게 행어에 색색의 종이를 이어 붙인 제법 큰 천등을 하나씩 배정 받는다. 대만여행은 다들 두 세명 씩 오는데, 가이드 입장에서는 11명이나 되는 일행들에게 하나의 천등만 옵션상품을 팔았으니 그닥 반가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 식구들 모두의 반응은 '체험만 하면 되지'...
천등 네 면에 모든 식구들의 기원을 먹붓으로 적는데, 첫째 아들의 촌철살인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ㅋㅋ
아빠와의 여행은 늘 재밌단다, 어떤 일이 생길 지 알 수가 없어서... ㅎㅎㅎ
실은 정말정말 아빠도 바란다.
"이번 여행 무사히 마쳐주세요~"
천등 체험은 애들이 참 좋아한다. 백지에 뭔가를 그리고 쓰는 것도 좋아하고 중간에 불을 넣어 하늘에 띄우는 게 신기하고 재밌는 모양이다.
쓰고 싶은 말을 다 쓰고나면, 우리말을 곧잘하는 총각이 모든 걸 알아서 다 해준다.
저렇게 애들이 천등 귀퉁이를 잡고 있으면 사진도 찍어주고 중간에 불도 피워주고...
이게 아무것도 아닌데... 나름 신나는 체험이다.
그러니 다들 하는 거겠지만...
무슨 말을 적을 지 같이 고민해 보는 것도 재밌고...^^
뭐 상술이긴 해도, 이런 기회에라도 마음을 담아 가족들 간에 화목을 다지는... 그런 가족들이 여기저기서 깔깔대는 모습들이 쭉 이어져서 보기좋은 풍경을 만든다.
비가 퍼붓지만 않으면... 왠만하면 천등은 띄울 수 있다 그런다.
자, 어딜가나 나빼고 10명이 담긴 사진을 한 장씩 남기고,
우리들도 천등이 간 길을 따라 가본다.
예스허지 버스투어가 생각보다는 시간을 넉넉하게 주는 편이다. 지우펀은 야경이라서 어차피 다른 곳에서 시간 조절을 해야하는가 본데, 참여자 입장에선 쫒겨서 다니지 않으니 좋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니 고즈넉하니 좋다.
다들 천등만 날리고는 다시 버스로 돌아가거나,
저기 멀리 식당이나 기념품 가게에 들르는 것 같다.
여기서 우연히 맛 본 '누가 크래커'가 맛있었는데, 아마도 그런 거 사러 간 거겠지?
덕분에 조용하게 우리 가족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기념품 가게들이 있는 쪽 반대편엔 이런 운치있는 현수교가 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마을 가구들이 나눠졌나 보다. 저쪽은 더 조용하다.
애들한테는 이 모든 것들이 재미다.
부모님 위주로 여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부모님들도 이런 거 좋아하신다.... 고 하시긴 하던데 속내는 잘 모르겠다만.
아들, 딸, 손주들과 함께 여행가는 게 일단 좋으신 것 같고,
늘 연세있는 분들끼리만, 그런 분들이 많은 곳으로 다니시다가 젊은 사람들만 있는, 젊은 취향의 여행도 나름 재밌으시다고...
예스허지 정도의 버스투어는 부모님 정도의 체력으로도 적당한 코스같다.
제발 발리에서도 그래야 할 텐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