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4.17
여행기간 : 2015.4.17~4.19
작성일 : 2016.12.4
동행 : 절친과
여행컨셉 : 미니멀 오토 캠핑
만제키바시
만제카 다리에 대한 이야기는 앞써 <포스팅>을 했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이날 날씨가 너무 좋았다. 가시거리가 좋아서 인공 수로가 제법 길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반대편 수로 끝 양쪽에는 마을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우리는 부러 차를 돌려서 마치 섬처럼 보이는 숨겨진 저 마을까지 찾아가봤다. 실제 가 보니 자전거로 움직인다면 가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이 돌아가긴 한다. 하지만, 저 마을에서 바라보는 붉은 색의 만제키바시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놓인 모습도 괜찮았다.
만제키 전망대
다리를 지나 왼쪽을 바라보면 언덕 정상에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일단 우리는 전망대가 발견되면 다 올라가 보기로 했다. 전망대라는 것이 지형이 높은 곳이고 자전거로 가기에는 애로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소만의 절경을 한 번은 봐야 할 것도 같고해서 여러 전망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곳 한 곳만을 비교 선택하기로 했다.
전망대 건물 자체의 운치는 뭐 그닥...
하지만 우리가 도착한 날처럼 날씨만 받쳐 준다면 풍광에 도취되어 한참을 머물도록 질리지 않을 그림을 담을 수 있다.
누에들이 바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아소만쪽 말고 일본 본토쪽으로는 이렇게 제단처럼 마련된 공간에서 조망할 수 있다.
빨간색의 만제키바시와 아까 우리가 들렀던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잠정 합격.
아직 하이라이트라 생각하는 에보시다케 전망대를 보기 전이었지만, 이 정도의 풍광이라면 합격선이라 생각했다.
에보시다케 전망대
만제키바시에서 다시 길을 따라 북상한다. 많이 가야 한다. 거의 이즈하라부터 여기까지의 거리에서 약간 못 미치게 올라오면 큰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우회전을 하면 동쪽 해안을 따라 달리는 39번 도로가 되고 그대로 직진하면 계속 382번 주도로다.
니이마을 표시가 보일 때, 다리가 하나 나타난다. 거기서 다리를 건너면 마을이다. 우리의 목적지는 신화의마을 캠핑장이니까 다리를 건너기 전, 좌회전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안했다^^.
다리를 건너서야 좌회전을 했다. 진행 방향은 맞지만 강을 사이에 두고 맞은 편 도로를 달렸던 게다. 뭐, 차가 있으니... 되돌아 나왔다. 동영상을 찍은 쪽은 마을이 강을 따라 길게 발달해 있지만 반대쪽은 아무것도 없이 산 아래 도로만 있다. 우리는 그 길로 갔어야 한다.
다시 바른 길로 달리는데 아까 유턴 했던 곳을 조금만 더 가니 다리가 또 있었다. 우린 유턴할 필요가 없었다는... 뭐, 차가 있으니...ㅜㅜ
몇 번인가 더 헷갈리는 분기점을 지나서 겨우 신화의 마을 캠핑장에 닿았다. 혹시 헷갈리는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르니, 조언하자면 갈림길이 보이면 무조건 우회전을 하면 된다.
곧 해가 넘어갈 때라 우리는 캠핑장에서 예약확인과 사이트 배정만 받고, 예약시 같이 주문했던 텐트 등은 나중에 다시 받겠다고 하고 바로 에보시다케 전망대를 향해 달렸다. 전망대에서 아침 일출을 볼까 생각도 했지만, 얼마나 먼지 알수 없어서 내일 오전 출발 시간을 당기기 위해서 오늘 숙제를 마치기로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거리가 그렇게 멀지는 않다. 실제 자전거를 타고 오면 일출을 보기위해 아침에 걸어서 가도 되지 않을까 싶은 정도.
지그재그로 산을 향해 치고 올라가는 도로를 따라가다가 길이 끝나기 직전 야 여기구나 싶은 곳이 나타났다. 전망대까지는 잔디를 깔아두었다. 산 정상에 잔디라... 참 일본 사람들 독특하구나.^^
그러거나 말거나 전망대에 올라서면 머리가 리셋된다.
최고다.
이후에 가 볼 전망대들도 몇 개 더 있지만 결론적으로 얘길해서 에보시다케 전망대가 단연 으뜸이다. 아소만의 내해를 향해 기어가고 있는 능선 줄기들의 구불거리는 역동성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2박3일 일정으로 자전거캠핑을 오게 되면, 여러 개의 전망대를 모두 다 보는 것은 실제 무리다. 해서 어떤 것 하나만 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답은 에보시다케다.
다만 39번 도로를 통해서 두 항을 연결하겠다면 신화의 마을 캠프장까지 제법 시간을 내서 왔다가 다음날 다시 왔던 길을 나가야 한다는 게 좀 걸린다.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게 우리의 결론.
우리는 다음날 382번 주도로를 통해 움직이기로 했다. 39번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여기까지 온 김에 아예 코스를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39번 도로는 이미 지난 자전거캠핑으로 지나가 봐서 검증을 해 놓았으니, 미지의 길과 비교우위를 찾으면 될 터.
일몰에 맞춰서 여기까지 온다면, 그리고 날씨가 오늘만 같다면 정말 이 장관 어떻할 거냐고... 검게 변하는 땅의 실루엣이 우리를 떠나지 못하게 붙잡아 둔다.
그렇게 한참을 서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