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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Mar 17. 2018

강해져야겠다

98번째 이야기

오늘 확실히 나는 무너졌다. 내 안에 있던 모든 확신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고 결국에는 혼자 집가는 버스에서 숨죽여 울었다. 오늘 날씨는 너무 좋았다. 날씨가 좋으면 기분이 좋다고 늘 믿었고 요즘은 더더욱 그랬는데, 날씨가 좋을 때 울적하면 몇배 더 슬프다. 날씨 좋은 게 이 울적함을 더 키워준다.


글이 잘 써진다. 어떤 글이든, 어떤 생각이든 쓸 자신이 생겼다. 마음이 무너진 만큼 더 단단해졌다. 더이상 이렇게 사소한 일로 무너지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이런 일로 이렇게 서럽게 울지 말아야겠다.


처음으로 내 감정들을 모두 내비쳤다. 약해진 마음과 감정에는 그 틈을 타 더 많은 상처들이 들어온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내 약한 모습이 약점으로 보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많은 사람을 믿고 기대는 건 좋지 않다.


위로받을 수 있다는 건 다행인 일이다. 하지만 위로를 통해서만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 위로는 위로 그 자체일 뿐 그 이후에는 모두 내 몫이다. 언제까지고 힘들다고 징징댈 수 없는 일이다.


나를 소중히 여겨야겠다. 어떤 사람이 나를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쟤는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도록 두지 말아야겠다.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결국 나 자신뿐이다. 나를 믿고, 확신을 갖자.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다. 한번 멈춰서 쉬었으니 다시 나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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