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수진 Sep 28. 2020

런던에서의 마지막 밤

번외

영국에서의 마지막 밤, 그렇게도 기다리던 출국 전날인데 역시나 간사한 마음은 아쉬움을 가져온다. 그런 나에게 승용이는 "만약 일주일 더 준다면?" 이라고 물었지만, 미루고 싶진 않은 마음.

이곳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는 나의 마음은 그저 고생했다는 말만 맴돈다. 모든 것들이 무섭게 다가왔던 날, 모두가 갑작스레 떠나가던 날, 나의 워홀 생활이 당장이라도 끝나버릴 것만 같았던 날들.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하루하루를 지내온 것 같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나날이었지만, 얻는 것도 많았기에 이것 또한 의미가 있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여전히 미성숙하고, 철없고, 어른스럽지 않았지만 이 경험들로 한층 더 성장한 내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지나온 순간들이 아주 짧은 여행처럼 느껴진다. 정말 갈망하던 일이었다. 그 시간들을 내가 얼마나 소중히 보냈을런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오래오래 떠오르게 될 나의 스물일곱이 되겠지.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일만 있었다고 할 수는 없던 날들, 그럼에도 좋은 시간들이었다고 남기고 싶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멀리서 보게 되는 나의 지난 날은 그저 좋은 추억으로만 남겨져있다.

수진아~ 수고했고! 너가 걱정하던 영국워홀 아주 씩씩하게 잘하고 간다! 앞으로도 두려운 일 있더라도 잘 해낼테니까 늘 지금처럼 도전하고 꿈꾸고 행복한 사람이 되자:) 고마워 영국! 런던 안녕!

매거진의 이전글 어디에도 낙원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