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스물일곱 반가워 스물여덟

2020 그리고 2021년

by 임수진

언제부터 쓴 지도 기억이 안 나는 기록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얼마큼 변하고 자랐는지 모르지만 예전의 내 생각을 다시 보는 건 재밌는 일이다. 슬럼프로 힘들어하던 기록과 집이 시끄러워서 힘들어했던 기록. 나에게 힘이 되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힘들었던 날의 나다. 그때도 잘 견뎠으니 혹은 그때보단 나으니 괜찮다는 생각.

올해는 영국에 가서 많이 여행하고 경험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코로나로 일상을 보내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 덕분에 그림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는 밉다. 1년이 되어가는 아직까지도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 여느 전염병처럼 지나갈 무언가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내 일상을 답답하게 만들 줄은 정말 몰랐다. 정말 정말 몰랐다! 그래도 이 시간으로 배운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림을 그리면서 살 수 있을까? 프리랜서 작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요즘 나의 가장 큰 고민이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건 그보다 더 큰 불안감을 가져온다.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일이 감사하지만 돈이 매달 들어와야 살 수 있다는 걱정. 요즘은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조금 더 성장해야 하고, 발전해야 한다. 그런 생각들로 힘들 때도 있지만 다 앞으로의 나를 위한 것. 이 고민도 스물여덟, 스물아홉의 내가 웃으면서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2021년에는 책을 쓰고 싶다. 스물다섯에 처음 썼던 에세이는 나에겐 아쉬움이 남는 작업이다. 내년에는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희망을 가져본다.

내년에는 정말 코로나가 과거의 일로 회자되는 그런 해가 되길.. 제발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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