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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Aug 11. 2021

갇힌 방, 갇힌 생각

환기가 필요해


경계하는 일 중에 하나, 몇 가지의 생각에 갇혀있는 일이다. 같은 생각이 반복되면 생각은 고여버리고 아무런 발전 없이 우울감만 느끼게 한다. 마음에 여유가 부족할 땐 주로 부정적인 생각에 오래 머물게 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그럴 때일수록 내가 지금 이런 상태라는 걸 바로 알아차리고 빠져나오는 일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갑작스레 일이 몰렸다. 프리랜서와 알바를 함께하고 있는 지금이라 이런 상황에 적지 않게 당황을 했다. 들어오는 일을 모두 받았고,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했다. 하지만 금방 느낄 수 있었다. 이대로면 곧 지치고 말 거라는 걸. 평소에는 들지도 않던 생각들까지 머릿속에 전부 떠올랐다. 계속해서 누군가와 비교하게 되는 일, 자꾸만 나의 부족한 면을 바라보는 일, 쉽사리 짜증이 나는 일까지 지금 당장 내가 여유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였다.


 방 안에서 그런 생각을 하며 누워있었다. 그러다 이렇게 있다가는 금방이라도 우울의 구렁텅이에 빠질 것만 같아서 몸을 세워 화장실로 향했다. 늘 그렇듯 샤워를 하면 한결 나아질 테니까. 스스로가 힘들 때 해줄 수 있는 방안을 알고 있는 건 여러모로 좋다. 생각의 늪에 빠져있을 때 나 자신에게 꼭 해주는 말이 있다. 이보다 더 넓은 생각이 있고, 더 나은 상황이 있다는 것. 그리고 나는 이 상황을 훨씬 더 넓게, 멀리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나를 믿어준다.


 힘들 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때는 내가 떠올리는 생각들이 모두 사실이고 앞으로 일어날 일이 전부 최악일 것만 같으니까 차라리 이대로 숨어 버는 일이 쉬울 것처럼 느껴진다. 여전히 겁이 나지만 그렇다고 숨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다시금 나아갈 거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내 마음에는 계속해서 확신이 쌓일 테니 말이다.


 앞으로 더 나은 것들이 펼쳐질 거라는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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