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20대의 아주 끝자락인 스물아홉.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나이다. 내가 품고 있는 마음과 중심이 제법 단단해졌음을 느끼고 있다. 비록 흔들리고 불안하더라도 그보다 더 큰 믿음이 내 안에 자리잡고 있다.
스물다섯에도 이런 비슷한 기분을 느꼈었다. 데미안을 읽고 난 이후였다. 왠지 갑작스레 모든 것들이 뚜렷하게 보였고 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마음은 금방 주변 시선으로 인해서 무너졌고 다시 흐릿한 상태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마음이 올해 다시 찾아왔다. 이 마음을 설명하자면.. 내 취향, 원하는 바, 하고 싶은 일, 해야할 일들 등등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상태. 그게 뚜렷하게 느껴지는 마음.
이번만큼은 이 마음을 더 오래 간직하고 지켜보며 살아가고 싶었다. 여전히 많은 것들에 흔들리고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내 방식대로 계속 추구하려고 한다. 외부의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는 일은 충분히 했으니까, 이번에는 정말 줏대있게 계속 이대로 가보자. 분명히 잘하고 있다. 분명히 이 모든 순간들이 이어지는 순간이 온다.
선명하게 오늘의 마음을 느끼며 살자.
모두에게 배우고 매일을 배우자.
진짜 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