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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Nov 29. 2023

매일이 의미가 있어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릴 적에는 하루하루가 똑같았다. 매일이 똑같이 반복되고 뻔해서 이런 날들을 앞으로도 계속 살아야 한다니하며 종종 생각하곤 했다. 어떤 사람들은 매일이 새롭고 매일이 축복이고 매일이 특별하다기에 이렇게 지내는 하루도 정말로 특별한 것이 맞을까? 하며 내 하루의 일과를 짧게 적어 인터넷에 올리고 정말 특별한거냐며 묻기도 했다. 사람들의 대답은 ‘아니’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의 일과를 하고 밤에 잠드는 일. 이것들이 특별할리가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서서히 내 마음에 변화가 일어났다. 분명히 그 하루의 패턴은 비슷하여도 그 안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매일 다르고 색달랐다. 하루하루가 새로운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오늘의 날씨가 새롭다. 오늘 마주하는 사람들이 새롭다. 오늘 먹는 음식이 새롭다. 오늘 내 마음이 새롭다. 그런 감각들이 살아나니 하루하루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어제와 오늘 한 일이 비슷할진 몰라도 그 안에 담긴 모든 것들이 다 새로운 것들이다.


이 시간들 안에서 조금 더 좋은 마음들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의 마음보다 오늘의 마음이 더 따듯하고 좋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여전히 마음에는 차가운 기운들이 남아 온전히 따듯해지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지금 이 소망을 마음에 담았으니 언젠가는 노력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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