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아홉번째 이야기
한학기를 남겨두고 휴학을 했다. 막연하게 아직 내가 배우지 않은, 학생 때 배우고 싶었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기 위해서 였다. 항상 계획을 세워두고 꾸준히 하지 못해서 이번 휴학은 세워둔 작은 계획들만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만 한다면 성공한 휴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조금 더 내가 풀어지지 않게 아침 알바를 시작했다. 평소 잠이 많은 탓에 오후 1시가 되어서야 하루를 시작했는데 알바 덕분에 아침 7시에 일어나 오후 2시에 퇴근하는 아주 바람직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알바가 끝나면 주변 코엑스에 있는 별마당 도서관을 간다. 이렇게 좋은 공간을 자주 갈 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그 곳에 간다.
덕분에 책을 읽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도 일정하게 생겼다. 가자마자 내가 읽고 싶던 책을 읽다가 공부를 한다. 이 시간은 모든게 완벽한 그런 순간이다. 전혀 지치지도 않고 마음 속에 뭔가 벅차오름이 생긴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새로운 것을 아는게 나에게 너무 즐겁고 행복한 일이 되었다. 그렇게 배운 것들이 앞으로 나를 새로운 곳으로 안내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일까?
요즘은 나비효과에 대해 생각한다.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만든다. 작년에 바리수를 그리던 그 작은 움직임이 지금 이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그림을 통해서 배우게 된 일이 많고, 덕분에 생각하게 되는 일도 많아졌다. 더 좋은 그림을 위해 책도 자주 읽는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더 좋은 일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 그리고 차근차근 이루고 싶은 소망들이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