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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Nov 07. 2017

긍정의 이면

쉰아홉번째 이야기


 나는 긍정적인 편이다. 어쩌면 그러려고 노력을 하는 걸지도


 분명 어렸을 땐 늘 불만이 가득했던 것 같은데,

나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은 셋째언니다. 언니는 늘 밝은 성격에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다. 집에서도 혼자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누군가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즐긴다. 아니면 그냥 웃기는게 좋은건가? 그런 언니의 성격이 부러워서 아마 모방한걸지도 모르겠다. 언니가 하는 생각들을 따라하고 배웠다.


 그러다보니 나도 어느새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생각에 따라 마음가짐이, 하루의 일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게 되면서 더 그렇게 변했다.


 한 때 아무와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웃을 힘도, 아니 그냥 일상 생활을 할 아무 에너지가 없었다. 불안함과 울적함으로 가득 찬 하루의 반복, 어둠으로 가득 찬 느낌, 즐거움과 기쁨을 전혀 느낄 수 없고 그저 살아내고 있었던 날들.


 나는 다신 그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 그래서 지금은 그 감정을 피해 도망다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긍정이라는 보호막 안에서 금방이라도 그 보호막이 깨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면서 나를 보호하고 있다. 막이 깨지는 순간 그 틈을 비집고 들어 온 작은 생각 하나가 나를 잠식시켜 버릴테니까.


 그래도 언제까지나 이렇게 도망다닐 수 만은 없다는걸 안다. 언젠가 다시 마주해야 할 날이 올거라는 것과 또 다시 길고 외로운 혼자만의 싸움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지만 아직 나는 나의 모든 감정을 받아들이는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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