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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Nov 17. 2017

아마도 슬럼프

예순다섯번째 이야기


요즘은 기분이 울적하다. 가을이어서 그런걸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나 지금까지 뭐하고 산걸까, 라는 한탄과 흘러간 시간들이 아쉬워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러다 보니 그림 그리는 일도 즐겁지 않다. 이런 날이 올거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지만, 알고 있었더라도 막상 마주하게 되면 처음인것 마냥 힘들다는게 이 감정들이 무서운 이유다.


 이번주에 벌써 두번이나 한강에 갔다. 우연히 알게 된 친구가 기분을 달래는 방법으로 추천해줬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달래져서 오늘도 갔다왔다.


 가만히 물 흐르는 모습, 새가 날아가는 모습, 양쪽 다리에서 분주하게 지나가는 자동차, 차가운 바람, 나무들의 움직임이 모두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가장 좋아하는건 단연 강물을 바라보는 일이었는데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처럼 편해질 수 없다. 참 나도 저렇게 흐르는 대로 살면 좋으련만


 의욕이 없어진걸까, 요즘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 의욕도 없고 그렇다. 꿈이라고 생각하며 달려온 일인데 막상 이렇게 마음이 흐릿해지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싱숭생숭한 마음에 타로를 보러갔는데 내가 고민하는 모습이 나왔다. 성취운은 있으니 할거면 제대로 하라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정말 슬럼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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