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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Nov 18. 2017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을까?

66번째 이야기

요즘 부쩍 고민이 많아졌다. 일단 항상 걱정하는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그림을 그리다보니 그 자체가 나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약간에 검열을 하고 난 후에 그리는 것과 또 이 그림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까? 라는 걱정. 나는 왜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하고 미움 받지 않으려고 하는걸까? 아직도 바보같고 멍청하고 이런 내가 답답하다.


 내가 아무 고민없이 그림을 그릴 날이 올까? 나는 왜 있지도 않은 일을 생각하며 사서 걱정을 하는걸까? 예전부터 싫어했던 나의 문제이기도 하고 소심한 탓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내가 겪어야 할, 내가 이겨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꾸준히 더 그리고 쓰고 싶다면 어떤 평가에도 굴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어야하겠지. 그저 나의 과제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이 과제를 풀게 될 때 비로소 나는 나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겠지.


 나 자체를 그리는 그림도 사랑 받을 것 이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는건 내가 아직 나 자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탓이겠지.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좋아서 하는 일이 나를 괴롭게 만드는 일로 변해간다는건 정말 슬픈 일 이다. 무엇이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내가 좋은 일만 하는 건 또 그 나름에 고충이 있구나.


 앞으로 내가 얼마나 오래 그릴 수 있을지 또 얼마나 나를 더 솔직하게 그릴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욕심 내지 않고 천천히 차근차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자 수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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