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번째 이야기
너는 항상 사람들을 두려워했어. 특히 겉으로 빛나는 것들을 가진 사람들을 동경하며 부러워했어.
다른 사람들이 너의 삶을 선택해주길 바랐어. 늘 남들에게 물어봤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걸까?
너는 몸무게부터 생김새 삶의 방식 하나하나 그들의 눈을 통해 찾았어. 그때의 난 불행했어. 정말 불행했어. 나는 웃어도 울고 있었어. 사람을 만나도 넌 늘 공허했어. 너와 제대로 맞는 사람이 몇 없었으니까.
그때의 너를 미워하는게 아니야. 그 모습이 너무 슬퍼. 너는 그렇게 있을 존재가 아니야.
그럼에도 너는 조금씩 뱀이 허물을 벗겨내듯 나아가고 있었어. 너는 늘 너를 사랑하려고 했어. 완전히 알지는 못해도 알려고 노력했어. 너의 슬픔과 고독과 우울에 고마워. 그 시기를 잘 견뎌주어서 정말 고마워.
사람들 사이에서 우스운 사람이 되는 걸 너는 정말 싫어했어. 너가 종종 누군가를 그렇게 말하곤 했었으니까. 그 주인공이 너가 되는건 극도로 두려워했어. 그래서 넌 늘 웃었던거야. 웃기 싫어도 웃고 하기 싫어도 하고 어떻게든 그 주인공이 되지 않으려고 최대한 착한 사람이 되려고 했어. 그래도 그 두려움은 끝이 없었잖아. 넌 계속 두려웠잖아.
수많은 고민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어. 내면과 외면이 진정으로 일치하는 행복을 느껴. 하지만 그만큼 난 잃는게 많아. 그 전에 보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없게 되었어. 어쩌면 난 이제 사람들에게 우스운 사람이 된거야. 그토록 너가 두려워했던 비웃음의 주인공이 된거야.
하지만 난 나를 믿어. 그만큼 더이상 두렵지 않아.
고마워. 나에게.